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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온라인 둘 다 잡았다…변화 택한 코스트코의 성공 비결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톡 스캐너 #7 - "코스트코②"

김상희 | 2022.09.04 06:00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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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전경(출처=코스트코 홈페이지)
코스트코는 창고형 매장의 대표 주자다. 창고형 매장 시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브랜드들의 제품을 보기 좋게 전시하지도 않고 투박한 창고 건물에 막 쌓아놓은 듯 물건을 둬도 늘 고객들로 북적인다. 창고 같은 매장은 매대나 인테리어 등을 꾸미는데 불필요한 비용을 쓰지 않는 대신 그 돈으로 우수한 품질의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믿음을 준다.

이처럼 창고라는 공간은 코스트코를 다른 유통업 매장들과 차별화 시키는 큰 특징 중 하나다. 이런 코스트코가 디지털 경제 시대를 맞아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 모바일로 제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코스트코도 전자상거래 강화 움직임을 나타낸다. 사람들이 코스트코의 상징인 창고를 방문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것이다.



지속 성장하는 코스트코 전자상거래


사실 전자상거래는 코스트코의 기존 비즈니스와 다른 점이 많다. 코스트코의 고객들은 직접 쇼핑 카트를 끌고 창고 안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구경하고 구매하려고 한다. 반면 전자상거래 고객들은 언제 어디서든 PC와 스마트폰으로 클릭 몇 번, 터치 몇 번으로 제품을 주문한다. 이 밖에도 재고 관리, 마케팅 등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오프라인에 특화된 코스트코에 있어 전자상거래 비즈니스가 위협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전자상거래가 코스트코에게 위협보다는 기회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코스트코가 자신들의 핵심 비즈니스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시장 점유율은 높이는 방식으로 전자상거래를 잘 설계한 것으로 평가한다. 주식 시장 조사 기업 잭스 리서치는 지난해 4분기 코스트코의 양호한 실적에 대해 전자상거래의 강세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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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전히 코스트코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업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비즈니스의 출발이 창고였고 현재 전자상거래의 비중은 6~8% 수준에 머문다. 다만 그럼에도 전자상거래는 빠른 증가 추세를 나타내며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2014년 22억 9900만 달러였던 코스트코의 전자상거래 매출은 2015년 25억 7500만 달러, 2016년 29억 4400만 달러로 지속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매장 이용이 어려워진 시기에 코스트코의 전자상거래도 급성장했다. 2019년 45억 4900만 달러였던 전자상거래 매출은 2020년 68억 4200만 달러로 50%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81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트코만의 차별화된 이커머스


코스트코 하면 멤버십으로 유명하다. 일정 연회비를 낸 회원만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1억 명이 넘는 전 세계 회원이 지불하는 멤버십 비용으로 수익을 확보하면서 저렴한 제품 공급이 가능해진다. 코스트코 전자상거래도 마찬가지로 멤버십 회원만 이용 가능하다.

코스트코의 전자상거래가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또 다른 점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강점을 놓치지 않도록 운영한다는 점이다.

코스트코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 중 하나인 신선 식품 등은 온라인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코스트코에서는 육류, 연어 등 신선 식품과 가성비 높은 베이커리 제품 등의 인기가 높다. 국내에서는 도입돼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코스트코에서 휘발유 등 주유도 저렴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신선 식품, 제조 식품, 휘발유 등이 고객들이 코스트코 매장을 찾게 하는 주요 동인이 되는 만큼 해당 품목들은 전자상거래에서 취급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매장과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서로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반대로 오프라인인 창고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서비스 항목들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취급한다. 여행, 보험, 자동차 판매 등이 대표적이다.

코스트코는 미국에서 최대 자동차 판매처 중 한 곳이다. 2018년에는 미국 최대 자동차 소매 기업 오토네이션보다 연간 판매량에서 앞서기도 했다. 코스트코는 전통적인 자동차 대리점과 다르게 고정 가격 정책을 운영한다. 고객들이 자동차 딜러들과 흥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투명하고 합리화된 구매 프로세스로 고객 만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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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온라인몰 차량 구매 페이지/사진=코스트코 홈페이지
호텔, 보험 회사, 렌터카 회사, 자동차 딜러들은 코스트코 대규모 멤버십의 이점을 이용하기 위해 대폭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코스트코는 이를 통해 자신들의 강점인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능해진다.

휘발유, 여행, 자동차, 보험 등과 같이 국내에는 도입돼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호응 받은 또 다른 전자상거래 관련 서비스가 픽업 로커다.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고 매장에 들러 로커에서 제품만 수령해 가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후 다른 일을 하다가 아이가 학원을 마칠 때 데리러 나가면서 물건을 찾아오는 등으로 이용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매장 방문뿐 아니라 배송 기사와의 접촉까지 최소화하려는 소비자들도 로커를 유용하게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트코는 현재 일부 매장에 설치된 112개의 픽업 로커를 연내에 두 배인 224개로 늘릴 예정이다.



신뢰는 코스트코 전자상거래의 강점


코스트코가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 특히 오픈마켓과 다른 점은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할 때와 같은 신뢰를 멤버십 고객에게 준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의 예를 들면, 강력한 위조 방지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가짜 제품 유통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아마존은 서드파티 판매자(제3자 판매) 상품의 가품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해당 판매자에게 책임을 묻고 퇴출 시키는 등 대응하지만 사전에 검열을 할 수 없어 사후적인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 시장 조사 기관 마켓플레이스 펄스에 따르면 아마존에는 약 960만 명의 서드파티 판매자가 등록돼 있으며, 이중 260만 명이 활성화돼 있다. 서드파티 판매자의 제품은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전체 제품의 약 60%를 차지한다.

가품 문제로 인해 실제로 업체들이 아마존을 떠나기도 한다. 코르크 샌들로 유명한 버켄스탁의 경우 가짜 제품 문제로 2016년 아마존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아마존 등이 위조 제품, 소위 짝퉁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것과 달리 코스트코 온라인은 직접 운영하며 가품 문제에서 자유롭다. 전자상거래에서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검증된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믿음이 있다.

자산관리 전문 기업 바스킨 웰스 메니지먼트의 안 어네스트 리서치 디렉터는 자신의 아티클에서 "코스트코는 고객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달리 광고에 돈을 쓰지 않는다"며 "코스트코의 온라인 판매는 코스트코 멤버십의 견고성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멤버십의 메리트(이점)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코스트코의 주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코스트코의 목표가를 516달러에서 573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매수' 등급을 매겼다. 제프리 파이낸셜도 매수 등급에 목표 가격을 580달러로 설정했다. 이 밖에 씨티그룹이 목표 주가를 510달러에서 545달러로, 트루이스트 파이낸셜이 543달러에서 571달러로 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