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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현실적·직관적 소통을 위한 사회적·경제적 요구"

[2022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김범주 유니티 코리아 에반젤리즘 본부장

조철희 김상희 최성근 | 2022.04.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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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주목 받고 있지만 최근 들어선 단연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환경으로의 급격한 변화와 맞물려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컴퓨팅 등 기술과 디바이스의 비약적인 발전에 따른 결과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인터넷 가상융합 사회로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 중 실시간 3D 렌더링(변환) 엔진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유니티 코리아(Unity Technologies Korea)의 김범주 에반젤리즘 본부장(사진)은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과의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기존의 다른 기술적 트렌드들처럼 메타버스 역시 사회적·경제적 요구가 있기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며 "실시간 3D로 표현된 온라인 세계를 통해 더 현실적이고 직관적인 소통을 하고 싶다는 것이 메타버스에 대한 요구"라고 말했다.

-메타버스를 본질적으로 어떻게 봐야 하는가.
▶메타버스의 키워드인 가상세계, 아바타, 확장현실 등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환경을 더 현실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비롯된 개념들이다. 메타버스는 하나의 고정된 서비스 형태나 특정 회사가 만든 플랫폼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 생활 환경을 더욱 쉽게, 더 많은 이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구체화된 인터넷'(Embodied Internet) 즉, 시각화 되고 감각화 되는 정보 세계로 향하는 거대한 여정이다.

-메타버스가 지금까지의 인터넷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기존의 인터넷은 대부분 텍스트 기반이었다. 최근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 서비스의 급성장으로 인터넷이 TV의 역할을 대신하는 영상 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이제 모든 활동이 아바타와 공간을 매개로 이뤄지는 메타버스를 통해 놀이터나 광장과 같은 공간의 형식을 취한 인터넷이 예고되고 있다. 사람들은 기존보다 더 현실과 가까워진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서로를 만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창작 도구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메타버스 세계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이러한 이용자들의 활동이 공정한 보상을 받는다면 메타버스의 콘텐츠 창작 생태계가 발전할 것이다.

-메타버스가 앞으로 우리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는가.
▶메타버스가 혼자 변화를 이끈다기보다는 메타버스의 어떤 요소가 사회의 어떤 트렌드와 시너지를 낼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가상화하고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기술 △아이템에 대해 현실과 똑같이 가치를 부여하는 트렌드 △기존에는 혼자서 즐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콘텐츠라도 다른 사람의 아바타와 함께 즐기면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경험 △가상공간에서는 더 이상 실제 사람인지 아닌지 구별되지 않는 수준으로 대화 가능한 AI(인공지능) 캐릭터 등 다양한 요소들이 일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메타버스가 기존 산업과 융합하고 활용되는 경향을 유니티의 사례로 설명한다면.
▶유니티의 실시간 3D 기술을 통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실사에 가까운 자동차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유니티는 마케팅 리소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설계부터 출시에 이르는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단계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제조 공정에서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물론 신제품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돕는다. 또한 자동차 컨피규레이터(사용자가 옵션을 선택하고 그에 따른 제품 및 공정의 결과를 표현하는 기술), 가상 쇼룸, 트레이닝 애플리케이션 등 실시간 상호작용 애플리케이션을 신속히 제작할 수 있다.

유니티는 최근 현대자동차와 MOU(업무협약)를 맺고 실시간 3D 메타버스 플랫폼에 현실의 스마트팩토리 공장을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가상공장인 '메타팩토리'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메타팩토리 도입으로 현대자동차는 현장에 있을 필요 없이 수많은 시나리오를 가상으로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유니티의 강점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건설·건축 분야에선 전세계적으로 100대 기업 중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이미 유니티를 활용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과 비교할 때 유니티는 강력한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통해 신속하고 편리한 건설·건축 설계 작업이 가능하다. 현장 인력의 3D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문제를 AR/VR(증강현실/가상현실) 등 3D 기술을 이용한 교육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물리적 제약 없이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고도 직업자들에 대한 교육을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