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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에 대한 사용자 지배구조, 메타버스의 진정한 힘"

[2022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세바스찬 보르제 더샌드박스 공동설립자

조철희 김상희 최성근 | 2022.03.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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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언택트 플랫폼의 비중이 커지면서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기존의 온라인을 통한 쇼핑이나 메신저, 영상통화, SNS를 넘어 가상의 공간에서 가상의 캐릭터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기업들도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가 도대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거품에 대한 논란과 우려도 있고, 그저 현실 세계의 복사판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세바스찬 보르제(Sebastien Borget) 더샌드박스(the Sandbox) 공동설립자 겸 블록체인 게임 얼라이언스(Blockchain Game Alliance) 대표(사진)는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과 메타버스의 본질은 무엇이며 메타버스의 디지털 기술이 지향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가진 인터뷰에서 "메타버스의 진정한 힘은 탈중앙화와 사용자가 주도하는 지배구조에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토큰)가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주류가 될 것이라 보는가 아니면 거품이라고 생각하는가.
▶NFT와 블록체인은 메타버스 상에서 혁신적인 방법으로 저작권과 소유권 증명을 가능하게 했다. 이 조합을 통해 처음으로 디지털 자산의 거래가 제대로 이뤄졌고 자산과 서비스의 가치평가, 소유, 거래, 수익화가 가능한 디지털 경제가 가능해졌다. 특히 메타버스 관련 경제 활동은 가상부동산 판매에 힘입어 2021년 상반기에만 4260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NFT와 결부된 탈중앙화된 메타버스의 가치는 외부적으로 정의되기보다는 사용자들에 의해 창조되는 새로운 창작자 경제를 조성하고 있다. 메타버스 상에서 NFT는 누가 자산을 창조하고 정확히 누가 그것을 소유하는지 증명해 주며 다른 개방형 메타버스로 이전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블록체인 게임 얼라이언스는 게임 산업 내에서 사용자가 주도하는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증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 외에도 아디다스(Adidas),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 스눕 독 (Snoop Dogg), 데드마우스 (Deadmau5), 스머프(Smurfs) 등의 브랜드들이 메타버스에 들어왔고, 최근 나이키(Nike)가 RTFKT를 인수하는 등 2022년에는 더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합류할 것이다.

-메타버스와 NFT가 가까운 미래에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앞으로 10년 안에 메타버스가 창출하는 경제적 기회들과 일자리를 통해 우리가 창작하고, 일하고, 사람들과 사귀고, 놀고, 돈을 버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샌드박스 같은 메타버스 게임의 경우 플레이어가 NFT 자산을 만들고 이를 개방된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으며 누구보다도 창작자들이 가장 큰 이득을 얻는다. 이러한 활동은 개방된 메타버스에서 아주 다양한 디지털 일자리들을 만들어 낸다.

메타버스에서 우리는 건축가가 돼 건물을 설계하고 판매할 수도 있고, 농부가 돼 자원을 모으고 판매할 수도 있다. 또 콘서트 기획자가 돼 음악에 재능을 가진 인재를 발탁해 무대에 올릴 수 있고, NFT 티켓을 판매할 수도 있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 세계에서 소득을 얻고,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자리를 갖게 될 것이다.

-향후 5년 안에 어떤 산업 분야에서 메타버스 기술의 활용이 가장 빠르게 자리잡을 것으로 보는가.
▶업계의 다양한 파트너들이 자신의 게임 IP(지식재산권)를 메타버스로 옮겨 소비자나 팬들과의 연결성을 개선하는데 엄청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메타버스는 사용자들에게 취향에 따른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창작이나 게임 플레이 이외에 보다 다양하고 몰입적인 체험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발 회사는 2D 광고가 아닌 3D 아바타를 위한 새로운 신발을 소개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에게 직접 신겨 보기에 어떤지 얼마나 효용성이 높은지 확인한 뒤에 구매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광고 시장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다.

-메타버스와 NFT 생태계를 위협하는 가장 큰 취약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가장 우려되는 것은 웹 2.0 또는 메타, 포트나이트(Fortnite), 로블록스(Roblox) 같은 중앙집중형 기술 대기업들 중 일부가 메타버스라는 명칭을 독점하면서 자신들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폐쇄형' 환경만을 제공하려는 점이다. 메타버스의 진정한 힘은 탈중앙화와 플랫폼에 대한 사용자 지배구조(user governance)에 있다. 그러나 웹 2.0 기업들의 사업모델은 NFT 자산을 소유한 사용자가 아닌 주주들을 만족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