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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이후 김 대리가 이상하다?…'이 방법' 써보세요

2021 키플랫폼 - 특별세션3-1. 일하는 방식의 전환: 블렌디드 워킹 모델 구축을 위하여

방윤영 정한결 강민수 안채원 유효송 김상준 김지성 박수현 | 2021.04.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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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르 살리헤팬딕 두이스트 대표 겸 창업자가 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 특별세션에서 '비동기 커뮤니케이션 조직문화를 창출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19(COVID-19) 이후 재택근무가 필수인 시대가 돌아왔지만 기업은 여전히 불안하다. 재택근무가 생산성을 높였다는 연구결과를 믿지 못하고, 코로나가 종식이 되면 직원들을 다시 사무실에 출근시킬 생각만 하는 기업도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라는 업무 환경이 아니라 소통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화나 이메일, 메신저로 업무지시를 내리고 바로 답장을 기다리는 동기식(실시간 소통)이 아닌 그 반대 방향인 '비동기식 소통'이 더 효율적이란 주장이다.


실시간 답장 하느라 6시간 허비…'비동기식 소통' 필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 특별세선3 1부에서는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 경험과 노하우를 나눴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협업툴 개발 스타트업 콜라비의 조용상 대표는 "지식노동자는 하루 8시간 중 2시간만 주 업무에 쓰고 나머지는 메일·메신저에 답장하느라 시간을 보낸다"며 "업무가 중단되고 다시 집중하려면 약 23분이 걸리는데, 이렇게 맥락이 바뀌는 것을 줄이고 집중하도록 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 대표가 제안하는 방법은 회의내용과 자료, 피드백을 단 '한 장'으로 줄이는 것이다. 그는 "한 장으로 줄이면 소통이 간결하고 빠르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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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상 콜라비 대표가 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 특별세션에서 '김대리가 일으 못하는게 아닙니다'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의사소통 플랫폼을 개발하는 아미르 살리헤팬딕 두이스트 대표는 비동기식 소통을 제안했다. 비동기식 소통의 핵심은 실시간 소통과 반대로 하면 된다. 예를 들어 메시지를 보내면서 상대방이 바로 읽고 답장이 오길 기다리지 않는 것이다.

그는 "비동기식 소통이 이뤄지면 업무에 몰입할 수 있게 되고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일하는 시간이 아닌 에너지 중심으로 최적화된 근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운영하는 두이스트 역시 이같은 방법으로 100% 분산돼 근무한다. 이같은 방법으로 그는 39개 국가에서 90명 이상 인재를 고용했다.



"재택근무에 맞게 동기부여하고 성과 측정도 바꿔야"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연구결과는 재택근무(원격근무)가 생산성을 증가시킨다고 말한다. 코로나 시대가 지난 뒤에도 재택근무가 확대·정착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기업은 새로운 환경에 맞게 직원들을 독려하고 성과 측정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바니아 세나 세필드대학교 기업과 기업가정신 의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의 보고서와 OECD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재택근무는 직원들의 직업 만족도를 증대시켜 상당한 생산성 증가를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도가 줄어들고 생산성도 감소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는 비대면과 대면을 섞은 하이브리드 방식의 재택근무를 추천했다. 세나 의장은 "자료를 공유하는 건 재택근무로도 가능하지만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의견을 공유할 때는 직접 만나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둘을 섞으면 직원과 경영진 모두 재택근무의 장점을 인식할 수 있고, 회사의 문화도 점차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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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니아 세나 셰필드대학교 기업과 기업가정신 의장이 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 특별세션에서 '미래 일터의 생산성, 리더십 및 웰빙'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리비 샌더 본드대학교 조교수는 유연하게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기업들이 직원들을 출근시켜야 한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원들이 딴짓을 하는지 감시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출퇴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 대신 직원들이 자신의 행동을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며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을 바꿔 효과적으로 직원들을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택근무 환경에서도 직원들에게 매일 동기부여할 수 있는 비결도 공유됐다. 오마르 젠홈 웨비나닌자 대표는 3가지 전략으로 △동기부여 되어 있는 사람을 고용하고 △실패할 기회를 만들고 △일하는 이유를 알려줄 것을 제안했다. 웨비나(웹+세미나) 툴 개발사를 운영하는 그는 지난 10년 동안 원격근무팀을 운영해왔다.

그는 "실패 가능성이 없다면 흥미가 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 조사나 전략 수립 등 업무에 실패할 기회를 주라는 것"이라며 "또 누군가의 삶을 바꿔놓거나 변화를 일으켰다는 사실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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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 샌더 본드대학교 조직행태 조교수가 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 특별세션에서 '줌으로 하는 비대면 근무가 모두 다 부정적이지는 않다 : 일과 일터에 대한 생각을 바꾸다'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국의 재택근무는?…"저연차 교육, 관리 고민할 때"


한국 전문가들 역시 비대면 환경일수록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는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재택근무 직장인들의 심리 변화를 보니, 전반적으로 행복했지만 업무 평가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며 "비대면 상황에서는 과정이 잘 안 보이기 때문에 상사가 결과 위주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불안감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낮은 연차 계층이 비대면으로 업무를 하게 되면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뭘 해야하는지 몰라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사는 이들을 육성하고 가르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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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희 머니투데이 기자, 서강석 직장인행복연구소 소장,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가 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 특별세션에서 전문가 리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서강석 직장인행복연구소 소장은 "기존 업무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다른 구성원들과 관계가 형성돼 있어 비대면 상황이라도 업무에 관해 얘기를 나눌 수 있지만 신규나 경력 입사자는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소외감이나 단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라인 상에서라도 회의 전후에 관계 형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리더가 배려를 해야만 구성원들이 업무와 함께 서로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