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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일터, 자율성으로 가짜일 없애야"

2021 키플랫폼 - 주제 발표

안채원 임찬영 | 2021.04.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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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용 머니투데이 편집국장이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키플랫폼 2021' 총회에서 '위기에 상시화: 일하는 방식의 전환'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자율성을 가진 직원이 유연한 조직에서 민첩하게 일하는 방식으로 상시화된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경영 전문가들은 코로나19(COVID-19) 펜데믹 이후 기업이 성공적으로 업무 방식을 전환하기 위해선 리더와 직원 모두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기용 머니투데이 편집국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9회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키플랫폼 특별취재팀의 글로벌 전문가 50인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취재 리포트를 발표했다.

송 국장은 원격근무의 최대 장점으로 '가짜일'을 하지 않게 된 것을 꼽았다. 송 국장은 "출퇴근으로 길게는 하루에 2~3시간 이상을 길에 버렸다"며 "개발자는 개발을 해야 하고,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해야 하는데 생각해보면 그동안 근무시간의 상당 부분을 일에 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발표에서는 이런 문제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원격근무로 사업을 시작한 기업의 사례도 소개됐다. 협업 솔루션 기업 '깃랩'은 전 세계 65개국 이상에서 1300여명 직원이 근무하고 있지만 회사 소유의 사무실은 한 곳도 없다. 모든 업무를 원격으로 진행함으로써 '가짜일'을 없앴으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에서 인재를 고용한다.

다만 송 국장은 원격근무가 완벽한 방식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분명 단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송 국장은 "재택근무 때 육아와 가사노동을 같이 하면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적지 않고 직원들이 서로 떨어져 있다 보니 소외감과 고립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며 "직접 한 공간에서 대면하며 소통할 때의 진정성과 감정 전달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 국장은 원격근무의 단점을 극복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려면 소통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방적인 소통방식을 수평적으로 변화시키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팀원 각자가 자신이 하는 일이 작은 일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가지지 않아야 한다"며 "자신이 하는 일이 회사의 공동목표를 위한 소중한 업무라는 생각을 하도록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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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키플랫폼 2021' 총회에서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 시간을 버는 힘'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어서 키플랫폼 연구에 동참해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 시간을 버는 힘'을 주제를 가지고 무대에 오른 홍성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동기식 업무방식을 뜻하는 '에이싱크로너스 워크(Asynchronous Work)'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홍 위원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우리 업무 대부분은 '싱크로너스 워크(Synchronous Work, 동기적 업무)'로 나와 일이, 나와 동료가, 나와 고객이 실시간으로 동기화돼 있어야 했다"며 "비동기식은 예를 들면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실시간 답장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위원은 '하이브리드 워크(Hybrid Work)'도 제안했다. 그는"키플랫폼과 인터뷰한 거의 모든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격과 비원격이 섞이는 하이브리드 워크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하이브리드 워크는 단순히 집에서 일을 얼마만큼 하고 회사에서는 얼마만큼 하는지를 나누는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업무처리 절차나 기업 문화 전반의 혁신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일하는 방식들이 자리잡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리더들의 높은 수용성을 내세웠다. 홍 위원은 "안타깝게도 국내 기업 중에는 아직 화상회의 자체도 싫어하는 곳이 많다"며 "에이싱크로너스 하게 일 처리 하는 것을 불신하는 리더들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조직의 리더들부터 일하는 방식의 본질적인 변화를 이해하고 이를 경영혁신의 한 방침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개인과 기업이 풀어야 할 문제는 복잡해졌고, 고도화된 해법만이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질 높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시간을 버는 힘이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