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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0% 떨어져도…직원들에게 1000만원 주식 지급한 회사

2021 키플랫폼 - 에필로그 토크

강민수 김상준 | 2021.04.2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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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 센트랄 총괄사장이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키플랫폼 2021' 총회에서 '한국형 적응 전략에서 배운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COVID-19)가 극심하던 지난해 2분기 매출이 30% 떨어졌다. 그러나 직원들이 없으면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누구보다 먼저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오너께서는 개인 주식을 직원들에게 1000만 원씩 증여했다. 편지로 '어려울 때 당신들을 지키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심리적 안정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최고 우선순위는 바로 직원들의 행복이다."

강상우 센트랄 총괄사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 개막총회에서 새로운 조직문화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센트랄은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연 매출 1조 2000억 원의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다. 일찌감치 디지털 전환에 투자해온 센트랄은 코로나19 사태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 중심 사업에서 전기차 부품으로 확대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강 사장은 센트랄이 추진해온 디지털 전환을 크게 두 갈래로 구분해 설명했다. 하나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 또 다른 하나는 사업 포트폴리오 관점에서의 변화다.

강 사장은 "일하는 방식이 곧 그 회사의 조직 문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며 "보통 기업들이 조직문화를 바꾼다고 하면 슬로건이나 추상적 단어를 던지지만 그래서는 바뀌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동을 먼저 바꾸고 일하는 방식을 재정의하면 새로운 조직 문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7~8년 전부터 모든 직급과 호칭을 없애고, 서로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회사 내 호칭 변화는 최근 일부 스타트업 위주로 나타나고 있지만,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제조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강 사장은 "직급과 나이 상관없이 모든 직원들이 서로 존댓말을 쓰도록 했다"며 "모든 직원들이 공장 잠바를 입고 있어 똑같은 의견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점을 바꾸기 위해 사무직의 복장 자율화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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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 센트랄 총괄사장이 29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그럼에도 의사결정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한다고 느낀 강 사장은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 센트랄은 4년 전부터 종이 보고서를 없애고, 모든 직원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했다. 조직원들이 온라인으로 모든 일정을 공유하도록 했고, 공장이 전국 곳곳에 흩어져있는 점을 고려해 화상회의를 전면 실시했다.

이와 함께 유연근무제와 자율좌석제를 도입했고,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를 통해 반복 업무를 자동화했다.

이같은 디지털 혁신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로 이어졌다.

강 사장은 "저희가 제조업을 오래 하다 보니 새로운 걸 할 게 없었다"며 "그러나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고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제조 역량과 디지털 이해력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IT(정보기술) 회사와 합작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만들게 됐다"며 "글로벌 대기업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상당히 비싼데, 중소 중견기업용, 모듈형, 저비용 솔루션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동남아 모빌리티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업체 '엠블랩스'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을 시작했다.

강 사장은 이같은 디지털 전환 및 조직문화 혁신을 추구한 이유로 '직원들의 행복'을 꼽았다.

그는 "15년 전 다른 기업을 다닐 때 고속 승진을 위해서는 상사들이 출장 갈 때 공항에 늦지 않게 데려다주거나, 상사가 술자리를 부를 때마다 달려 나가는 시간 관리 능력이 중요했다"며 "많은 직원들이 이렇게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내재적인 동기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직원의 행복을 위해서는 쓸데없는 의전을 없앴다"며 "직원이 행복하면 자연스레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회사도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변화를 이끌어 가는데에도 직원들의 참여와 지지가 제일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8년 전 처음 센트럴에 왔을 때 직원들에게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 연 100회가 넘는 설명회와 간담회를 3년간 진행했다.

강 사장은 "우리의 경영철학은 직원의 행복과 고객의 신뢰, 사회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혁신과 안전한 세상 만들겠다는 의지"라며 "우리의 최고 우선순위는 바로 직원의 행복이고, 핵심가치는 도전과 협력,책임감과 존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