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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한미 정상회담…퓰러 "文, '공급망' 대비하라"

2021 키플랫폼 - 개막총회 특별대담

서진욱 방윤영 김지성 유효송 장덕진 박수현 | 2021.04.2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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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가운데 아래)과 에드윈 퓰러 해리티지 재단 이사장(모니터)이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키플랫폼 2021' 총회에서 '어게인 2018: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5월 말 미국 워싱턴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진다. 우리나라의 경제·외교·안보 정책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정치 이벤트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 특별대담에선 이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의제 분석과 대응책 모색이 이뤄졌다. 에드윈 퓰너 해리티지재단 설립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재정립 문제를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동맹국으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재확인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퓰너 "문 대통령, 서플라이체인 대비해야"… 문정인 "바이든, 영변핵시설 폐기 '출발점' 삼아야"


퓰너 회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1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질서 재편, 한반도 갈등 완화책 등 외교 현안들에 대한 특별대담을 나눴다.

퓰너 회장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둔 문 대통령에게 "한반도 관계를 얘기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서플라이 체인을 재정립하는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며 "한국과 중국의 교역관계도 중요하지만 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중심) 서플라인 체인에 대해 많이 의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반도체 주도권 확보 노력, 중국으로 기술 유출 우려 등에 호응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러면서 "미국도 서플라이 체인을 다시 생각하는 과정에 있고 경제 문제도 중요하다"라며 "기후변화 대응 동의 등 핵심적이고 절박한 이슈뿐 아니라 경제·안보 공동의 가치관들을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서플라이 체인 문제를 다룰 준비가 됐을 것이라고 봤다. 문 이사장은 "미국의 경우 무역과 기술에 있어서 협력관계를 언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삼성전자가 텍사스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고 SK 등 주요 회사들이 미국에 반도체, 배터리 관련 투자 용의가 있는 상황"이라며 퓰너 회장의 분석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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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키플랫폼 2021' 총회에서 에드윈 퓰러 해리티지 재단 이사장과 '어게인 2018: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퓰너 회장과 문 이사장은 미·중 갈등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두 사람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의 정상적인 외교 리더십이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문 이사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2018년 6월 싱가포르 선언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며 "영구적 한반도 평화와 완벽한 비핵화를 위한 약속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안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북·미 관계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퓰러 회장의 시각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마련된 근간은 미래 행위를 위한 시작이 될 수 있다"라며 "미국 대통령과 북한 수장이 만나 오바마 시절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변 핵시설 폐기에는 "북한은 합의를 해서 양보하기로 하면 그것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핵시설 폐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회의적인 의견을 밝혔다.



"쿼드 가입이 아니라 한·미 협력 강화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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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왼쪽)과 앤디 김 미국연방하원 의원이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키플랫폼 2021' 총회에서 '팬데믹 이후의 국제질서: 미국의 귀환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한국계 앤디 김 미국 연방하원의원과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국제질서: 미국의 귀환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한국의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한 논의부터 이뤄졌다. 김 의원은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미국과 한국의 관계 자체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워싱턴에서는 중국, 북한과 관련해서만 한국을 언급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에서 벗어나 한·미 양국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입장에서 한국이 귀중한 상대국, 동맹국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며 "양자관계 강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선임연구원은 "중국을 고립하기 위한 기구라면 (가입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라며 "한국은 중진국으로 중국과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가치에 대해 강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 목소리를 낼 필요도 있다고 본다"라며 바이든 행정부에 끌려가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을 지속하기 위해서도 한국과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의원은 " 미·중은 어쩔 수 없이 경쟁관계인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혁신 분야에 투자해 강점을 살릴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국가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정책 측면에서 한·미 공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특히 한국과 협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 선임연구원은 "미·중 관계를 3가지 단어로 정리하면 '경쟁·대결·협력'이 꼽히는데 미국은 민주주의, 국제 규범, 기술·지적재산권 보호 등 분야에서 동맹국들의 협조를 얻어 중국에 압박을 가하고 경쟁·대결 구도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협력할 것"이라며 압박과 협력 정책을 병행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