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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암 정복"…韓 최초 딥러닝 의료AI 기업 '루닛'의 꿈

2021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 서범석 루닛 대표

조철희 | 2021.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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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헬스케어, 필립스, 후지필름 등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점유율 50%를 넘게 차지한 세계적 의료기기 기업들이 폐, 유방 엑스레이 영역에서 독점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은 한국 기업이 있다. 국내 최초 딥러닝 의료 AI(인공지능) 회사 루닛(Lunit)이다.

루닛은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을 통해 암을 비롯한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기여하는 솔루션을 개발·서비스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이상 부위로 의심되는 곳을 표시, 의료진이 병변을 조기에 검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양질의 데이터 약 500만 케이스를 학습시켜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주요 9개 폐 질환과 유방암 진단을 보조하는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은 96-99%의 질환 검출 정확도를 자랑한다.

루닛은 여러 인공지능 기술 경연 국제대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등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수차례 1위에 올랐다. '세계 100대 AI 기업', '디지털헬스150', '테크놀로지 파이오니어 100대 기업' 등에도 이름을 올렸다.

루닛은 인공지능 기반 조직 분석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를 개발하며 암 치료 영역에도 인공지능이 활용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 회사 서범석 대표(사진)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암을 정복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보다 효과적인 암 진단 및 치료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련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루닛 제품 사용자이자 고객인 의사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인공지능을 통한 암 정복을 위해 루닛을 세계적인 의료 AI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서 대표는 "현재 인공지능을 활용한 암의 진단과 치료, 그 전반적인 파이프라인을 다루는 회사는 루닛이 유일하다"며 "의료진이 환자의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알맞은 치료를 제공해 환자 생존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오는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리는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K.E.Y. PLATFORM 2021)의 특별세션 '과학기술이 이끄는 넥스트 노멀 시대: AI, 헬스케어&바이오 과학기술의 글로벌 트렌드와 디지털 전환'에 참석해 'AI를 통한 의료 혁신'을 주제로 강연한다.

다음은 서 대표와의 키플랫폼 사전인터뷰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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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자료사진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역할은 어느 정도인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 분야의 특성상 근본적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영역이 많다. 환자를 진찰하고 진단하고 치료를 결정하는 것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얻은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의료 데이터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데 이런 빅데이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아직 기술적인 측면에서나 적용 방법 측면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지만 그 응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이 의료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관련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조사에 따르면 의료 인공지능 시장은 2018년 21억 달러(약 2조4000억원)에서 2025년 362억 달러(약 40조원)로 연평균 50.2%의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의료 시장의 수요 증가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시장 규모가 크게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루닛의 시장경쟁력은 무엇인가?
▶11명의 전문의들로 구성된 의학팀이 제품 개발 및 판매 영역 전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일단 제품을 기획하는 과정부터 의료 현장에서 실제 니즈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 제품이 올바른 방향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국내외 병원들과 협업해 양질의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하고 가공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현재 동종 업계에서 이같은 규모의 전문 의학팀을 보유한 회사는 루닛이 유일하다.

의료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전문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영역까지도 제품 개발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치료 분야의 경우 진단 분야보다 의료 전문성이 깊게 요구되기 때문에 전문인력이 부족할 경우 쉽게 확장을 하기 어렵다. 환자의 항암제 반응 여부를 정확하게 예측해 암치료를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AI 바이오마커 개발이 대표적인 예(루닛 스코프)다.

-R&D 투자 등 기술 개발 노력은 어떠한가?
▶의료 데이터에 특화된 자체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학습 과정 및 제품화 과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학습 데이터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해 의료 전문가의 관점에서 잘 가공된 데이터를 구축, 학습에 활용하는 것이 인공지능 성능을 발전시키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의료기관에서 의미 있는 대규모 데이터를 얻기 위해 자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하나의 소프트웨어로서 다양한 의료영상 플랫폼에 잘 탑재돼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및 설치, 관리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유능한 개발 인력과 솔루션 엔지니어들을 확보해 이같은 프로세스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세계적 의료기기 기업들과의 탄탄한 파트너십도 대단하다. 앞으로 어디까지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갈 것인가?
▶덕분에 글로벌 판매 확장 가능성에서 독보적인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 의료기기 회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외 제약사들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보험상품에 루닛 제품을 포함하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며 의사들만이 아니라 환자들이 직접 AI 진단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B2C 모델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