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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석학들이 말하는 '일의 미래'

2021 키플랫폼 인터뷰 시리즈 - Top Minds: The future of work

황종덕 조철희 김상희 정솔 | 2021.04.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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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일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디지털이 우리 삶을 더 깊히 파고들고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일하는 방식이 변해 왔습니다. 하지만 펜데믹의 지난 1년 여는 그동안 이야기했던 디지털과 일의 미래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시간이었습니다.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으레 한자리에 모여서 하던 회의는 PC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에서 서로를 마주하는 것으로 대체됐습니다.

지난 2013년 출범 이후 한국 경제의 혁신 방향을 제시해 왔던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은 이번에도 새로운 변화를 자세히 읽어 여러분들께 선명하게 그 흐름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2020년 하반기부터 특별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비대면 업무 방식의 확산이 비효율의 극치인 '가짜일'(Fakework)을 없애는 현상과 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즉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의 미래가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될지 광범위한 취재와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일하는 방식을 전환한 글로벌 기업들의 리더들과 경영학, 조직심리학, 노동시장 등을 연구하는 교수와 석학, 컨설턴트 등 전문가들을 인터뷰했습니다. 그들에게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 일의 미래와 관련된 많은 질문들을 던졌고, 그들로부터 리더십, 조직문화, 직원경험, 일가정 양립 등에서 실질적인 솔루션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이노베이터들에게 던진 질문들과 우리 앞에 펼쳐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에 대한 그들의 중요한 견해들(Top Minds)을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해리 모슬리 줌 CIO(최고정보책임자) Harry Moseley: Chief Information Officer, ZOOM


-코로나19 팬데믹은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2020년은 정말 많은 의미로 전례 없던 해가 됐다. 모든 국가와 산업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고, 직업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변화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됐을 때 우리가 겪은 변화까지 모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사실 지난해 나타난 많은 변화가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생겨났다기 보다는 우리가 이미 걷고 있던 변화의 궤적이 코로나19로 인해 가속됐다는 견해가 많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우리의 삶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우선순위,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특히 일하는 방식이 변화되면서 성공의 정의와 만족의 기준을 개인이 주체적으로 재설정하게 됐다. 미래를 바라보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택근무 승인을 요청했던 우리는 요즘은 사무실에서 일하려면 별도의 신청 과정을 거치고 있다.

대부분의 조직들이 올해부터 기존 체계를 신중히 다시 들여다보고 개선하는 작업을 수행할 것이다. 수백만명이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를 시행했고 효과성을 입증했다. 동일한 시간 또는 더 적은 시간 일하면서도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고 일과 삶의 균형도 나아졌다.

근로자는 물론 고용주도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열린 사고를 하게 됐다. 전세계 어디에 있든 유능한 인재를 고용할 수 있고, 대규모 사무실 단지를 건설할 필요도 없어졌다.

일상과 비즈니스가 달라졌다. 우리는 이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있다.



알렉산드라 레빗 피플리절트 파트너 Alexandra Levit: Partner, People Results


-일과 일하는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는가?

많은 직종에서 사생활과 직장생활의 경계가 완전히 흐려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더 이상 ‘일하러 간다’(going to work) 같은 것은 없다. 일하러 간다는 것은 몇시간 동안 계속 어떤 장소에 '나타나 보여지는 것'(showing up)이 아니다. 개인의 고유하고 다양한 스킬을 가지고 조직을 위해 특정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일자리 역시 변화하고 있다. 자동화 확산으로 우리는 전통적인 역할이 구성요소로 해체되고 이전에는 분리된 일들이 결합돼 더 큰 가치를 만드는 것을 점점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팬데믹과 같은 심각한 혼란기에는 기업의 직원들이 특히 동기부여가 안되고 생산적이지 못할 것이다. 기업의 리더는 직원들에게 '감사함'(appreciation)을 조기에 그리고 자주 표시해야 한다. 직원 개인의 전반적인 복지를 배려하는 안목으로 직원들의 행동을 모니터할 필요가 있다. 보상과 승진 기회는 단순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showing up) 것이 아니라 '결과'(results)와 연결돼야 한다.

기업은 직원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관리자를 양성하고, 직원들이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보다 쉽게 조직의 리소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마련해 줘야 한다.

이같은 변화에 ‘디지털 사회화’(digital socializing)가 일반적이게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상업용 부동산 수요 급감에 따른 도시 인프라의 개조, 외식과 식료품 쇼핑 등 전통적으로 직접 대면했던 공간에서 이커머스 비즈니스의 확산 등이 예상된다.



엠마 장 예일대 교수 Emma Zang: Assistant Professor of Sociology, Yale University


-비대면 업무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비대면 업무 환경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고 사무실 비용도 줄이며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을 절약하고 업무 일정도 보다 유연하다. 이 모든 것들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재택근는 종종 노동생산성을 감소시키고 특히 여성들의 생산성을 감소시키는데 가사 등 멀티태스킹(multitasking·다중작업)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직원들은 직장생활과 사생활의 경계를 구분짓는데 어려워 한다. 우리는 많은 이들에게서 이 두 삶의 영역이 융합(converge) 되는 것을 목격하기 시작했지만 대부분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

지금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일의 세계다. 집에서 아빠, 엄마, 아이들은 전통적인 하이어라키를 벗어나 이제 다른 포지션에 있을지 모른다. 부부는 서로를 관찰하고 있고, 아이들은 부모를 관찰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는 이들은 아이가 집에 있는 동안 업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따라서 기업의 육아 관련 지원은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 향상을 보완할 것이다.

회사에서 양성평등 문화가 확산된다면 남성 직원들은 집에서 일할 때 불균형을 더 잘 인식할 수 있다. 회사 관리자들은 남성 직원들에게 가정 문제에 잘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기업이 직원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책은 다양하다. 카운슬링, 피트니스 프로그램 등은 직원들이 매우 필요로 하고 만족해 하는 지원책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직원들이 더 오래 회사를 다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필 로드 변호사 Phil Lord


-원격근무는 생산성 있는 일하는 방식인가?

테크놀로지는 직원들의 만족과 동기부여를 유지시키는 팀 상호작용을 촉발하는 무수한 방법을 제공한다. 원격근무에 대한 대부분의 우려는 테크놀로지를 통한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직원들의 업무에 들인 시간이 아니라 결과에 기반한 평가보상 시스템으로 전환해 완화시킬 수 있다. 테크놀로지를 통해서든 직접적 업무현장을 통해서든 직원들이 동기부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간적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시간 유연성이 직원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통근시간을 단축하고, 소외층의 노동 참여를 더 크게 보장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원격근무의 장기적인 실행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원격근무는 출퇴근 시간이 단축돼 중요한 시간 유연성이 확보되고 하루 일과를 보다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워라밸(워크라이프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에 매우 좋다

직원들의 비생산성(unproductivity)에 대한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가 존재하는 한 고용주가 직원들을 감시하고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솔루션은 직원 사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생산성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원격근무는 고용주가 시간 기반의 밀착 관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대신 아웃풋(결과)에 초점을 맞추는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필연적으로 직원 사기 역시 향상할 것으로 기대한다. 직원이 업무 자율성을 갖는 것을 선호하고 잘 보상해 주는 원격근무 정책이 가장 바람직하다.



바니아 세나 셰필드대학교 교수Vania Sena: Professor, Sheffield University Management School


-가짜일을 없애려면?

우리는 보통 비생산적인 일이나 회사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일과 같은 개념과 관련된 '가짜일'(Fakeworking)에 대한 콘셉트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내가 보기에 직원들은 자신이 조직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져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회사의 가치창출에는 느슨한 일을 하고 있다.

직원들은 생산성이 하루 또는 주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9 to 5'(9~5시 출퇴근) 문화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느낀다. 어떤 의미에서 가짜일은 조직이 직원들의 업무를 정하는 방식에 있어서 유연성이 부족한 결과다.

가짜일을 없애려면 왜 우리 팀에 가짜일이 있는지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을 나는 제안한다. 이는 팀원들의 개별 동기(motivation)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라인매니저(line manager·일선관리자)들에 의해 될 수 있다.

일방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프로세스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을 관리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주요 목표다.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팀원이 자신의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경영진은 직원들이 가치창출을 위한 자신의 업무 기여를 어떻게 스스로 인식하는지 엿볼 수 있다.

가짜일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또다른 방안은 직원들이 근무시간대를 시간블록으로 나눠 어떤 블록이 어떤 업무에 사용될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에너지가 한 블록에서만 사용되지 않도록 스케줄 중 휴식시간이 있어야 한다.



리비 샌더 본드대학교 교수 Libby Sander: Assistant Professor of Organisational Behaviour, Bond University


-일하는 공간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알게 된 한 가지는 전 직원이 매일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매일 출근할 수 있는 넓은 업무 공간을 보유할 필요가 없으니 비용도 절약된다. 물론 몇 가지 이유로 사무실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의 브랜드와 문화에 있어서 물리적인 공간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사무실 디자인과 사무실에 가는 이유는 변할 것이다. 직원들이 매일 출근하지 않게 되니 본사는 규모가 작아질 것이다. 조용하고 집중이 필요한 일은 집이나 소규모 지사에서 할 수 있게 된다. 협업이 필요한 혁신적인 활동을 해야 할 때 본사로 출근하면 된다. 따라서 사무실은 점점 규모가 작아지고 협업 중심적 공간으로 디자인될 것이다.

도시 전체가 업무 공간이 될 수 있다. 노트북과 필요한 기술이 갖춰지면 집이 업무 공간이 되고, 공용 사무 공간이나 카페에서 일할 수도 있다. 도시 전체가 업무를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기술, 비용 등의 이유로 모든 것을 중앙집중화 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모든 업무를 한자리에서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경영진들이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노트북과 인터넷 연결만 되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시대다.

경영진의 엄청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경영진들은 여전히 직원들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일을 제대로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많은 시간을 들여 기존의 업무 문화를 바꾸고 경영진이 새로운 업무 방식에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하루 종일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열심히 일한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업무 과정을 챙기기보다는 결과에 중점을 둬야 한다. 직원들이 각각 다른 과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런 머프 깃랩 원격책임자 Darren Murph: Head of Remote at GitLab


-하이브리드 워킹 모델을 잘 시행하려면?

많은 조직에서 하이브리드 워킹 모델은 비대면과 대면 업무 환경 모두에 최고의 일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워크플로우(workflow·작업 흐름) 전환을 위한 의도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하이브리드 워크는 두 환경 모두에서 최악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모든 워크플로우를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기본적으로 원격이 우선이 되도록 워크플로우를 변경하는 것을 제안한다. 그 이유는 모든 직원이 사무실 밖에 있을 때를 가정해 회의, 문서작업, 협업 등을 할 수 있도록 워크플로우를 설정해 놓으면, 이러한 워크플로우는 모든 직원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경우에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깃랩은 처음부터 완전한 원격근무를 지향하는 회사로 설립됐다. 이 모델을 선택했던 이유는 신속한 확장이 가능하고 세계 어디서나 최고의 인재를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워크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직원 교육의 방법은 기업마다 다를 것이다. 다만 깃랩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집중했던 부분이 관리자 역량 강화다. 그래서 학습 및 개발 부서를 활용해 새로운 관리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모든 관리자가 이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관리자는 원격 환경에서 협력하는 심층적인 방법들을 배우도록 했다.

또 비동기 워크플로우와 협업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그리고 원격 환경에서 직원들의 커리어(경력)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지원들을 해야 하는지도 배운다. 관리자들이 이러한 내용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하부 조직으로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미르 살리헤펜디치 두이스트 CEO(최고경영자) Amir Salihefendic: Founder and CEO, Doist


-새로운 일하는 방식으로 부상한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인가?

나는 원격근무가 미래라고 생각하지만 팀이 원격이든 아니든 팀 생산성에 보다 중요한 요인은 비동기 커뮤니케이션(Asynchronous Communication)이라고 믿는다. 최고의 업무 결과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자유롭고 충실한 사람을 살 수 있게 해준다.

비동기라는 단어는 매우 전문적인 용어처럼 들리지만 정말 이해하기 쉬운 개념이다. 기본적으로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실시간 답장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항상 온라인 상태일 필요가 없으며 메시지에 즉시 응답하거나 하루 종일 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 비동기적 업무 방식은 미래에 큰 경쟁 우위가 될 것이다. 주의를 방해하는 요소를 관리하고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은 경쟁적인 이점이다.

약 100명에 이르는 두이스트 직원들은 전세계에 흩어져 있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예를 들어 호주는 밤인데 다른 지역은 낮인 경우가 있다. 전세계에 직원이 분산된 회사에서는 비동기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우리에게 이것은 단순히 비즈니스가 아니라 거의 종교에 가깝다.

이 새로운 트렌드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업무 방식과는 매우 다르다. 리더십 등 조직 내부에서 매우 다른 역학관계가 만들어진다.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자질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비동기 방식으로 일하는 회사에서는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기 때문에 외향적인 성격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아이디어를 내거나 글을 쓰거나 문제해결을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권준혁 드롭박스 이사 Kwon Joon Hyuk: Korea Enterprise Business & Partner Business Lead, Dropbox


-드롭박스는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꿨나?

2020년 10월 드롭박스는 '버추얼 퍼스트'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모든 임직원이 원격 및 대면 상호 작용을 거의 동일한 비율로 가져가도록 했다. 이는 대면과 비대면이라는 두 개의 다른 업무 환경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두 환경의 장점을 혼합한다는 뜻이다. 분산 업무의 미래에 적응하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

충분한 안전이 보장될 때 기존 보유 건물과 또 다른 여유 공간을 활용해 대면 협업과 팀 모임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기존에 사무실이 있던 모든 지역에 모든 임직원을 위한 협업 공간 '드롭박스 스튜디오'를 두려 한다. 또 '비선형 업무일(non-linear workdays)'이라는 제도를 채택해 여러 나라의 시간대가 겹치는 시간을 핵심 협업 시간으로 정해두고, 이외 다른 시간은 임직원이 자유롭게 설계해 활용하도록 했다.

지난해 벌어진 원격근무로의 갑작스러운 전환은 모두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드롭박스는 자사 제품을 통해 꽤 자연스럽게 원격근무로 전환할 수 있었다. 드롭박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자체 조사에서 90%에 가까운 임직원이 집에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으며, 다시 주 5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업무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고객사의 경우 웹툰 기업 와이랩은 드롭박스 비즈니스를 도입해 기존 환경 대비 동기화 속도가 최대 5배 이상 빨라졌다. 게임회사 데이세븐은 비즈니스 초기 웹하드를 이용하다 드롭박스 비즈니스를 사용한 후 그래픽 디자인 파일 등 대용량 파일을 업로드·공유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4배 이상 단축했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은 드롭박스 비즈니스 도입으로 안정성이 높아져 오류를 크게 줄였다.



이선영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교수 Sunny Lee: Professor, UCL


-원격근무를 할 때 관리자는 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직원에게 재량권을 준다는 개념 자체가 서구에서도 친숙하지 않다. 결과와 성과가 분명한 영업 직군이나 스포츠 선수 같은 경우에는 실적과 성적을 바탕으로 연봉을 주고 성과를 관리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무직은 성과라는 게 분명하지 않다.

아웃풋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직원을 관리할 때 근무 시간을 기준으로 해왔다. 그래서 일주일에 몇 시간 근무했는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제시간에 출근해서 퇴근하는지 등 페이스타임으로 관리를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원격근무제 하에서는 결과 기반 모니터링 및 보상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전통적인 근무 환경에서처럼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기준으로 직원을 평가하고 보상하면, 직원들의 능력과 업무 스타일의 차이를 고려할 때 일부 직원들이 가짜일을 하도록 부추기게 된다.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과의 교제나 웹서핑 등으로 시간을 보내게 할 위험이 크다.

명확한 업무 및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이 공유돼야 한다. 사무실 근무와는 달리 재택근무 상황에서는 업무상 문제나 제안을 쉽게 관리자에게 이야기할 수 없다. 따라서 조직은 원격근무 때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명확하면서 관리자에게 접근 가능한 업무 프로토콜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더 많은 직원이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더라도 명확하고 널리 공유되는 업무·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회의를 위한 회의 같은 불필요한 업무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사내정치의 여지도 없애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문화를 확립하는데 도움이 된다.



부샨 세띠 PwC 조직·인사 담당 글로벌 리더 Bhusan Sethi: People & Organization Joint Global Leader, PwC


-원격근무를 할 때 리더는 직원들의 업무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과거에는 참석하는 회의 수, 작성한 보고서 수 등을 측정했다. 이러한 정량화한 업무 모니터링은 평가에 도움은 되지만 실제 업무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다른 수단과의 보완이 필요하다. 단순히 고객을 몇 번 만났냐가 아니라 고객에게 얼마만큼의 가치를 전했나, 고객의 경험이 개선될 수 있게 했나, 고객과의 관계와 신뢰를 구축했는가 등을 봐야 한다.

이제 기업도 단순히 정량적인 수익만으로 평가받지 않는 시대다. 환경을 위해 바르게 경영을 하고 있는지, 지역사회의 고용 창출은 잘하고 있는지 등이 중요해졌다. 정량적인 평가 도구는 그것대로 존재 이유가 있지만 직원 평가에서 인간적인 측면, 환경적인 측면, 품질과 안전에 대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수치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직원 생산성은 리더의 최우선 과제다. 최고 인사 책임자의 25%가 생산성을 가장 시급한 인력 문제 중 하나로 꼽았다. 직원이 일을 제대로 못하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직원의 집중력과 생산성, 동기부여에 매우 중요하다. 리더가 직원들이 업무로 인해 압박을 느끼는 상황들에 대한 사례를 연구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로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들을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가, 원하는 근무 일정은 언제인가, 어디에서 근무하고 싶은가, 사무실로 다시 출근이 가능한가를 파악한다. 제조업의 경우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하는가, 공장에서 일해야 하는가, 생산 현장에 있어야 하는가도 파악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의 안전을 어떻게 관리할지, 직원의 정신 건강을 어떻게 챙길지 등 모든 측면에서 고심하고 있다.



브라이언 루로 아데코 코리아 대표 Bryan Luro: Country Manager, Adecco Korea


-앞으로 기업의 직원 관리 및 교육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노동에서 인간의 역할은 향후 5년 내에 71%에서 58%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를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기술은 사람이 하는 일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의미다.

전통적으로는 혁신을 위한 접근 방식으로 구식 스킬을 가졌거나 중복적인 역할을 하는 직원을 해고하고 혁신에 맞는 새로운 사람을 고용하는데 비대면 업무 환경에서는 모든 직원이 똑같이 맞이하는 변화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기업 경영진은 인적 자원을 교체가능한게 아닌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봐야 한다. 고용, 학습, 구조조정이라는 3가지 인사 분야에서 완전히 새로운 인재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다.

아데코그룹과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연구한 '인력의 미래 보장'에 따르면 해고 후 신규 채용하는 대신 재교육과 재배치에 투자함으로써 직원당 최대 13만6000달러(약 1억5000만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리더와 직원 모두에 데이터 분석 및 데이터 과학과 같은 고급 디지털 기술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물론 팬데믹 상황에서 중요성을 확인한 탄력성, 감성지능과 같은 위기 관련 소프트 기술에 대한 것도 필요하다. 조직은 직원들을 위해서 디지털 기술과 소프트 기술을 위한 재교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기업과 조직도 더 유연하고 분산된 작업 공간을 만드는 동시에 원격 작업과 자동화를 수용해야 한다.



서강석 직장인행복연구소 소장 Alvin Suh: CEO, Happy Lab


-리더들이 원격근무 등 새로운 변화에 저항하는 이유는?

변화에 대한 적응이 어려운 이유는 2가지다. 첫번째 이유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보고 싶은 긍정적인 면만 보고,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

두번째 이유는 성공 습관이 덫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성공 습관은 일만 시간의 법칙에서 알 수 있듯이 굉장히 오랜 기간 체득된 것이다. 관점이나 일하는 방식이 사고습관이나 행동습관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인지적 편향이 작동해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확증편향이 반복해서 일어난다. 그러나 그 성공방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점이 되어도,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성공한 리더일수록 남들이 편향과 습관에 빠진 것을 보면서 '왜 저렇게 하지?'라고 의문을 갖지만, 정작 본인은 성공의 덫에 걸려있다는 것을 인식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리더가 기존의 성공방식을 벗어나지 못하면 그것은 승자의 감옥이 된다. 자신이 갇혀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텐데, 다수의 리더들은 '내가 옳다'는 자기확신이 너무 강해 세상이 바뀌어도 인식을 못한다. '새로 배워야 된다', '새로 적응해야 된다'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따라서 평소에 자기 스스로 리셋 버튼을 눌러야 한다. '나는 환경이 바뀌어도 항상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루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리셋 버튼을 누른다는 것은 자신의 관점, 기존의 사고 습관을 버리는 것이다. 즉 언러닝(Unlearning·폐기학습)을 먼저 해서 예전 사고와 행동 습관을 버려야 한다.



케빈 니핀 코넬대학교 찰스다이슨응용경제경영대 교수 Kevin M. Kniffin: Professor, Charles H. Dyson School of Applied Economics and Management, Cornell University


-재택근무는 직장인들에게 이로울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 직원들의 근무 형태가 급격하게 변화했는데 그중 하나가 재택근무(WFH·Work From Home)다. 그런데 재택근무는 종전엔 직원들의 선호 여부가 있었지만 팬데믹 이후 지금은 '의무적 재택근무'(MWFH·Mandatory Work From Home)로 강제성이 부여됐다.

코로나 팬데믹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연구한 논문인 <COVID-19 and the Workplace>에서도 밝혔지만 의무적 재택근무는 직원들의 건강 등에 부작용이 우려된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재택근무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다.

팬데믹으로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게 됐지만 사람들마다 상당히 다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식노동자들은 '어디서나' 업무를 할 수 있지만 누구나 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택근무로 가능한 일들은 몇몇 사람들이 다른 몇몇 사람들보다 더 효과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것들이다.

팬데믹 이전부터 있었던 여러 불평등의 경향은 팬데믹 이후 증폭되고 가속화되고 있다. 일가정양립과 양성평등 관점에서도 재택근무 직원들에게는 반드시 다양하고 공정한 업무환경을 회사가 적극적으로 만들어주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팬데믹이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여파가 중장기적으로 정확히 어떨 것인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미리 정해진 코로나19의 결과들은 없으며 중장기적인 결과들은 조직과 개인의 단기적인 결정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안나 스탠스베리 하버드대학교 연구원 Anna Stansbury: Economics PhD Candidate at Harvard and a PhD Scholar in Harvard's Program in Inequality and Social Policy


-재택근무를 할 때 업무와 가사에 균형을 잘 갖추려면?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재택근무를 할 때는 2가지 중요한 변화를 이뤄야 한다. 먼저 가정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 부부 중 한쪽이 살림을 주로 맡는다면 (거의 여성이겠지만) 남성 혹은 여성이 가족을 전업으로 돌볼 것이며 부담을 전적으로 떠안을 것이다. 이것을 부부 양쪽이 분담할 필요가 있다. 재택근무든 사무실에서 일을 하든 그래야 한다. 특히 육아 시스템이 붕괴되고 아이들이 원격교육을 받아 부모의 시간과 주의가 더 필요해진 팬데믹 상황에서 더 중요하다.

둘째로 회사는 부모가 일과 육아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유연한 근무제도를 시행해야 도움을 줘야 한다. 예를 들어 정해진 시간에 '온'(on) 해야 하는 것보다 직원이 가능한 자신에게 맞는 시간에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부모는 필요할 때는 낮에도 가정을 돌볼 수 있다.

사무실에서 일하든 재택근무를 하든 페이스타임 문화를 없애는 것도 포함된다. 페이스타임은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 영상통화 기능 용어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직장 상사·동료와 직접 만나거나 실시간으로 대화·소통하는 시간을 뜻한다.

아이가 태어나거나 가족이 아픈 경우 필요할 때마다 일을 줄이거나 늘릴 수 있도록 가족을 돌보는 이들에게 유연성을 줘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전세계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어쩔 수 없이' 시행하고 있지만 직원과 기업 모두 효과적이고 생산적인 결과를 낳기 위해서는 직원이 일하는 방식과 일정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기업문화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손부한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 BuHan Sohn: Country Manager at Salesforce Korea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 방법은?

정교한 로드맵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며 전사적인 변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새로운 플랫폼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조직구조나 조직문화 혁신을 병행해야 한다. 혁신적인 경영환경과 업무환경을 구축했다 할지라도 조직 구성원들이 이를 받아들이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기업이 '일하는 방식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코로나19로 디지털 혁신의 속도에 불이 붙었다. 팬데믹 상황이 종식되더라도 달라진 우리의 일상과 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변화 방법은 △고객에 대한 360도 시야 확보 △데이터 스트림 구축 △새로운 업무 방식의 내재화라고 생각한다.

고객들은 나이, 성별, 선호사항에 따라 기대치가 천차만별이며 기업으로부터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 즉 고객에 대한 360도 시야 확보가 필요하다.

또 대부분 국내 기업들의 톱다운 방식, 수직적 구조에서는 일선에서 고객을 마주하는 직원들이 얻은 정보가 수직적으로는 중간 관리자나 경영진으로, 수평적으로는 타 부서와 유기적으로 공유되기 어렵다. 따라서 고객 데이터가 각 부서간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활용될 수 있는 데이터 스트림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구조와 조직문화 모두의 변화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새로운 업무 방식이 내재화돼야 한다는 것은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 데이터를 각 부서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도 조직 구성원들이 이에 공감하고 새로운 업무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변화의 촉진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주환 스윗 대표 Josh Lee: CEO & Founder, Swit


-디지털 전환 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예전에는 업무를 탑다운으로 관리했다. 직원 개개인은 자신의 일만 할 뿐이었다. 즉 자신의 일이 전체 회사 업무에 어떻게 기여하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렇다 보니 팀 간에 업무를 어떻게 조율해야 하나 생각하지도 않았고, 이런 상황에서 결국 사내 정치만 난무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디지털 시대에는 팀 간 조율을 어떻게 하고, 조직의 공통된 목적에 우리 팀은 어떻게 함께 하며, 자원 배분을 어떻게 해야할지 등 이런 부분의 의사결정이 굉장히 쉬워졌다.

예전에는 소수의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에 의해 이끌려 갔다. 이제는 스윗과 같은 협업 도구를 통해 모두를 일잘러로 만들 수 있다. 소수의 천재가 아닌 다수의 집단 지성으로 모두가 협업하는 문화가 됐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화의 의미가 퇴색돼 있어 아쉬웠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제 진짜 디지털 전환이 뭔지, IT 기업뿐 아니라 제조업 등 타 산업에서도 고민하는 걸 많이 느낀다. 디지털 전환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이 가장 큰 변화라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제조업에 강한데 디지털화를 통한 일 하는 방법의 혁신으로 또 다른 부흥기가 올 거라 생각한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일의 방식을 다시 정의해야 하고, 팀 간의 우선순위 조율이 민첩하게 일어나야 한다. 그것에 맞는 새로운 인프라와 도구, 문화도 필요하다. 기존 인프라와 도구는 기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사용성이 중요해졌다.



오마르 젠홈 웨비나닌자 CEO Omar Zenhom: CEO, WebinarNinja


-조직 혁신을 위한 디지털 기술 도입시 주의할 점은?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금과 같이 많은 제약이 발행한 상황에서 이용자들을 지원해야 한다. 우리의 소프트웨어는 사람들이 의사소통하고, 의견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질문을 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다양한 방법을 촉진하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물리적 거리와 시간을 넘어 커뮤니케이션을 용이하게 한다.

고객기업들에 새로운 기술을 채택할 때는 그 기술이 어떻게 작동될지를 항상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고객기업들이 중복되거나 지나치게 복잡한 모든 종류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기술 과잉에 빠져드는 것을 보았다. 결국 효율성이 높아지는게 아니라 나빠졌다. 그것은 리더가 직원들의 '이용자 경험'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기술의 잠재력에 흥분했을 뿐이다.

최악의 상황은 기술이 걸림돌이 돼 하던 일이 중단되거나 평소처럼 잘 안된다는 느낌 혹은 틀에 박혀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기술은 뒤로 빠지고 이용자가 빛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뢰가 직원들로 하여금 최상의 업무를 하도록 이끈다. 신뢰는 소통과 협업에 대한 강한 의지로 구축돼야 한다. 완전한 신뢰, 완전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각 직원이 필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CEO나 관리자의 역할은 권한에 관한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요구를 균형 있게 조정하고 조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모든 결정은 그것이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박대성 데이터독 한국지사장 Dae Sung (DS) Park: Country Manager, Korea at Datadog


-팬데믹 이후 기업들의 IT 인프라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가?

클라우드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통적인 IT 조직 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필요해졌다. 기존 IT 조직이 개발, 운영, 보안 영역이 명확히 나누어진 사일로 구조이다 보니 보다 빠른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에 여러 한계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중요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해 문제 해결의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현재의 조직구조는 각 조직이 자신들에게는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는 방어적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니 비효율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IT 자원에 대한 전체적인 가시성이 조직에 공유되지 않고, 각 조직이 각자의 정보로만 문제를 분석하려고 해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IT 자원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가 각 조직 별로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통합 관리돼야 하며, 이 통합 데이터를 기반으로 좀 더 빠른 분석 및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데이터독은 '사일로를 부순다'를 목표로 클라우드 시대 통합 모니터링과 보안 플랫폼 제공을 위해 탄생했다. 제품 개발부터 출시까지의 시간(타임 투 마켓)은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이러한 타임 투 마켓에 있어 IT의 지원이 필수다.

특히 지금은 클라우드로 대전환하는 시대로 기업 IT 환경이 더욱 복잡해졌다. 내부 조직 간 원활한 협업 없이는 타임 투 마켓 주기를 줄이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 데이터독은 기업 내 IT 개발, 운영, 보안 관련 조직이 서로 유기적으로 모니터링 및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기업 생산성을 극도로 높인다.



정솔 써플에이코리아 PCO Sol Jung: Professional Conference Organizer, SuPL A Korea


-요즘 젊은 세대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2021 키플랫폼’의 ‘일의 미래’를 주제로 한 리서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나에게 일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해봤다. 그저 돈을 버는 수단인 것인가? 그러기엔 나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에게 일이란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는, 나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행복하게 일하며 살 수 있을까?

나에게 일이란 후자의 개념에 가깝다. 일의 가치와 경중이 돈으로만 판단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과 업, 그리고 돈에 대한 정의와 가치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Z세대는 일을 단순한 경제활동 수단으로 여기기보다는 자아를 실현하고 지적 성장을 이루는 계기로 여기고 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젊은이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직업을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일하며 살고 싶어한다.

나는 각자 자신들만의 가치관대로 다양한 삶의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 스스로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해나가는 직업과 일은 그저 우리를 먹고살게 할 뿐만 아니라 각자를 ‘나답게’ 자립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기업이 직원들에게 더 많이 자율성을 준다면 워라벨(Work-Life Balance)이 아닌 워라블(Work-Life Blending)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9 to 6’ 업무 환경에선 일과 생활을 분리해 밸런스를 잡았다면, 자율적인 형태로 일할 때는 일과 생활을 적절히 섞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넘어 일과 삶의 조화를 통해 일이 삶을 도와주고 삶이 일을 도와줄 수 있도록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꿈꾸는 일과 삶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