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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직·비관리직 "직원 업무 자율성 중요" 한목소리

SGI 직장인 의식조사…원격근무 확산에 조직 성과 좌우하는 키워드 '자율'

김상희 | 2021.04.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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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 등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관리자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직원들을 관리할 수 없게 됐다. 한자리에 함께 있을 때는 업무를 지시하고 진행상황을 점검하기 편했지만 서로 떨어져 PC 모니터나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지금은 직원이 일하는 모습을 명확히 확인할 수 없다. 결국 직원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맡은 바 할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중심의 업무 방식은 무엇보다 직원들의 자율성, 즉 자율조직이 강조된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직장인들의 의식조사에서도 읽히는데, 실제 업무 현장에서도 관리자와 일반 직원 구분 없이 대다수가 자율적으로 일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머니투데이는 '일의 미래'를 조망하는 제9회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K.E.Y. PLATFORM 2021)의 주제 연구를 위해 지난달 조직문화 컨설팅 기업 지속성장연구소(SGI·대표 신경수)와 함께 20~50대 남녀 직장인 159명(관리직 86명, 비관리직 73명)을 대상으로 '자율적으로 일하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자율적인 사고, 의사결정, 행동 등 자율적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관리자와 비관리자 모두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관리자의 경우 91%가 긍정 또는 매우 긍정으로 답했으며, 비관리자도 87%에 달했다.

다만 현재 조직이 자율적인지에 대해서는 관리자와 비관리자의 생각이 달랐다. 관리자의 39%는 현재도 자율성이 적극 부여되고 있다고 본 반면 비관리자는 15%만이 자율적이라고 여겼다. 반대로 소극적으로 자율성이 주어진다는 답변은 관리자가 29%였지만, 비관리자의 경우 63%에 달해 관리자와 비관리자의 자율성에 대한 인식 차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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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직원들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조직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현장의 아이디어나 제안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답변(관리자 40%, 비관리자 28%)이 가장 많았다. '직원들이 좀더 적극적인 행동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해서'(관리자 25%, 비관리자 18%), '자율조직이 되면 매니저나 관리자들의 부담이 줄 것으로 예상해서'(관리자 6%, 비관리자 13%), '부서장이나 상사가 정답을 알려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서'(관리자 6%, 비관리자 13%) 등의 순으로 답했다.

비관리자 직원들이 생각하는 회사가 자율성을 강조하지 않는 이유로는 '결국 위에서 바라는 대로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이 2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상사가 결정하는 것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서'(25%), '경영진이나 상사가 확실한 지시나 정답을 항상 제시해 왔기 때문'(16%), '직원들의 자율적 행동은 조직관리를 어렵게 할 우려가 있어서'(12%) 등 조직의 경직성을 드러내는 답변들이 많았다.

그러나 설문 참가자들은 앞으로 자율성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성이 중요해지는 시대인지에 대한 질문에 관리자의 59%, 비관리자의 57%가 그렇다고 답했다.

신경수 SGI 대표는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하기를 희망하면서도 막상 자율적 행동을 하려고 하면 기피하는 경향도 나타났는데 이는 자율이 지닌 이중적 의미의 영향이 크다"며 "조직은 구성원들에게 상사가 없어도 알아서 일을 해 주기를 바라는 반면 구성원들의 입장에서는 알아서 일을 하다가 멋대로 한다는 말을 들을까 두려운 마음이 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말은 알아서 하라고 하면서도 스스로의 판단으로 일을 하는 모습에 상사가 못마땅한 모습을 보이면 '우리 조직은 자율적으로 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이 같은 인식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율성에 대한 △강한 의지 △자율 규칙 △의미 부여 △조직의 지원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며 "조직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개인은 조직에게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 조직과 개인의 신뢰가 기본에 깔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