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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 생산성 핵심은 '사람'

[2021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부샨 세띠 PwC 조직·인사 담당 글로벌 리더

김상희 조철희 | 2021.03.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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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샨 세띠 PwC 조직·인사 담당 글로벌 리더/사진제공=PwC
1년을 넘긴 코로나19 대유행에 이제는 재택근무가 익숙해졌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재택근무와 같은 원격근무를 할 수 있는 기술들은 개발돼 있었다. 다만 생산성에 대한 신뢰 문제로 도입한 곳이 많지 않았을 뿐이다.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시행하게 됐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우려했던 생산성 저하 문제가 크지 않음을 확인했고, 재택근무에 대한 불신도 사라졌다. 오히려 일을 하는 데 있어 비효율적인 요소들이 제거되면서 생산성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과거와 같은 업무 형태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다.

머니투데이는 세계적인 회계컨설팅기업 PwC의 조직·인사 담당 글로벌 리더인 부샨 세띠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대면 시대의 조직 구성원 관리에 대해 들어봤다.

-비대면 환경에서 직원들의 업무 평가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과거에는 참석하는 회의 수, 작성한 보고서 수 등을 측정했다. 이러한 정량화한 업무 모니터링은 평가에 도움은 되지만 실제 업무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다른 수단과의 보완이 필요하다. 단순히 고객을 몇 번 만났냐가 아니라 고객에게 얼마만큼의 가치를 전했나, 고객의 경험이 개선될 수 있게 했나, 고객과의 관계와 신뢰를 구축했는가 등을 봐야 한다.

이제 기업도 단순히 정량적인 수익만으로 평가받지 않는 시대다. 환경을 위해 바르게 경영을 하고 있는지, 지역사회의 고용 창출은 잘하고 있는지 등이 중요해졌다. 정량적인 평가 도구는 그것대로 존재 이유가 있지만 직원 평가에서 인간적인 측면, 환경적인 측면, 품질과 안전에 대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수치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원격근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 문화는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원격근무는 불필요한 회의나 출장 같은 비부가가치 업무를 줄이거나 없앴다. 많은 작업자가 사무실에 있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직원 간의 상호 작용을 위해서는 리더와 팀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 리더와 관리자는 새로 고용된 동료 직원이 조직에 적응하고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비대면 환경에서 직원의 몰입도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직원들이 건강한 일상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의미 있는 보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유연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거나 업무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을 통해 실현된다. 비대면 환경으로 언제 어디서나 일이 가능해져 집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아픈 가족이나 애완동물을 돌봐야 할 때 일에 대한 부담이 생기며 직원들의 개인 생활과 일 간 경계가 그 어느 때보다 흐려졌다. 이러한 시기에 업무 몰입도를 위해서는 업무에 따라 직원을 잘 분류하고 보다 유연하고 개인화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개인화된 지원 방법은 무엇인가?
▶코로나19 사태에서 기업들이 수행하고 있는 우수사례 중 하나가 직원들을 인터뷰하고 설문조사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가, 원하는 근무 일정은 언제인가, 어디에서 근무하고 싶은가, 사무실로 다시 출근이 가능한가를 파악한다. 제조업의 경우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하는가, 공장에서 일해야 하는가, 생산 현장에 있어야 하는가도 파악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의 안전을 어떻게 관리할지, 직원의 정신 건강을 어떻게 챙길지 등 모든 측면에서 고심하고 있다. 이것이 개별화된 접근법이다. 개별화된 접근법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이러한 접근법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비대면 환경에서는 특히 어떤 점을 더 신경써야 하는가?
▶직원 생산성은 리더의 최우선 과제다. 최고 인사 책임자의 25%가 생산성을 가장 시급한 인력 문제 중 하나로 꼽았다. 직원이 일을 제대로 못하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직원의 집중력과 생산성, 동기부여에 매우 중요하다. 리더가 직원들이 업무로 인해 압박을 느끼는 상황들에 대한 사례를 연구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로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들을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

-재택근무자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떻게 이뤄야 하나?
▶PwC가 지난해 11월 미국 근로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5~44세 여성의 65%가 과도한 업무량이 생산성과 업무 수행 능력을 방해한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70%가 업무 스트레스와 관련해 직장에 지원을 요청할 수도 없다고 답했다. 그 어느 때보다 일과 삶이 균형 잡힐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