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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일 없애 생산성 높이자…하이브리드 워킹이 대세"

2021 키플랫폼에서 만나는 '일의 미래'

조철희 | 2021.03.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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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속에서 이미 변화하던 '일하는 방식'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급격한 변혁을 맞았다. 재택근무, 원격근무, 시차출퇴근제, 유연근무제 등과 같은 '디지털워크'(Digital Work)가 전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가운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은 올해 9회째를 맞아 '일의 미래'를 전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오는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되는 '2021 키플랫폼'은 지난해 10월부터 사전 취재를 진행했다. 우리보다 빠르게 디지털 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추진해 온 미국, 유럽 등 글로벌 혁신기업들의 경영자와 이 분야 전문가들과 연초부터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기업들과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이 하루아침에 바뀌었거나 바뀔 것이며 팬데믹이 끝나도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적으로 '일'의 문화적·경제적 구조가 달라지면서 기업문화, 리더십,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 디지털 업무 현장 등의 크고 많은 변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2021 키플랫폼은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가짜일'(Fakeworking)을 없애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가짜일 없애려면 어떻게?


엠마 장 예일대학교 교수는 키플랫폼 특별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가짜일은 직장 내에서 하이어라키(hierarchy·계급구조)를 지키려는 상급자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져 하급자들에게 할당된다"며 "일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지 않는 것도 진짜 이유는 경영진이나 상급자가 자신의 통제력을 잃을까 우려해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기업은 업무환경과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하이어라키를 해체해야 한다"며 "직원들은 유연성을 더 많이 허용해 주면 중요한 업무에 더 잘 집중할 수 있고, '직접적인 관리통제'(in-person supervision)를 하지 않는 것도 많은 직원들이 보여주기식 가짜일을 하지 않을 자유를 준다"고 설명했다.

바니아 세나 셰필드대학교 교수는 "생산성이 하루 또는 주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9 to 6'(9~6시 출퇴근) 문화 때문에 직원들은 자신이 조직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져야' 한다고 느껴 회사의 가치창출에는 도움이 안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짜일은 조직이 직원들의 업무를 정하는 방식에 있어서 유연성이 부족한 결과"라며 "가짜일을 없애려면 왜 우리 팀에 가짜일이 있는지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꼽은 가짜일을 줄이는 또다른 방법 중에는 직원들이 근무시간대를 시간블록으로 나눠 어떤 블록이 어떤 업무에 사용될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있다. 즉 직원들이 가능한 자신의 고유한 생산성과 스케줄에 대해 오너십을 갖는 조직 문화를 재설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영상이 새로운 음성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


앞으로 일하는 방식은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높다. 화상회의 솔루션 줌(ZOOM)은 코로나19 팬데믹 직후부터 학교와 회사에서 필수앱(애플리케이션)이 됐다. 줌 사용 확산으로 음성 통화만큼 화상 대화도 편하게 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해리 모슬리(Harry Moseley) 줌(ZOOM)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줌에서 영상이 곧 새로운 음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과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디지털 전환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있다. 모슬리 CIO는 "일하는 방식이 변화해 성공의 정의와 만족의 기준을 개인이 주체적으로 재설정하게 됐다"며 "미래를 바라보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를 경험했고 효과성을 입증했다. 과거와 동일한 시간 또는 더 적은 시간 일하면서도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고 일과 삶의 균형도 나아졌다. 근로자는 물론 고용주도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열린 사고를 하게 됐다.



하이브리드 워킹 모델


물론 원격근무가 능사는 아니다. 케빈 니핀 코넬대학교 교수는 "팬데믹으로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게 됐지만 사람들마다 영향이 상당히 다르다"며 "지식노동자들은 어디서나 쉽게 업무를 할 수 있지만 누구나 다 잘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재택근무로 가능한 일들도 몇몇 사람들이 다른 몇몇 사람들보다 더 잘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격근무가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직업교육, 관리감독, 개인 상호작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업무 만족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 수 있다. 직장에서의 지식·정보 교환도 원격근무로 인해 심각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원격근무가 장기화되면 근로자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원격근무로 생산성이 향상되려면 원격근무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만큼 충분히 근로자 만족도가 높아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원격과 비원격의 하이브리드(Hybrid) 업무 환경이 이러한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워킹(Hybrid Working)은 원격근무와 현장 집적 근무를 혼합한 업무 방식이다. 시기와 장소 면에서 자율성이 있고 고정된 시간 동안 일하기보다 자신의 생활리듬에 맞게 업무 스케줄을 구성해 수행할 수 있다.

한국 경제의 혁신을 위한 지적 담론과 의제,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를 발굴해 소개해 온 키플랫폼은 이들 전문가들의 목소리로 하이브리드 워킹 모델 등을 콘퍼런스 현장에서 보다 상세히 안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