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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 가장 변혁적인 노동변화"

De-Fakeworking 인터뷰 - 필 로드 칼턴대학교 강사

조철희 | 2021.03.12 19:00

편집자주 |  [편집자주] 코로나 팬데믹 1년. 언젠가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회복하겠지만 '비대면'의 일하는 방식은 영구적으로 변화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업무에 불필요한 요인들을 완전히 제거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려 애쓰고 있다. '가짜일 없애기'(De-Fakeworking) 등 '일의 미래'에 대한 글로벌 혁신기업 및 전문가들과의 '비대면 인터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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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Remote Work)는 장기적으로 한 세대의 가장 변혁적인 노동 변화일 수 있다."

캐나다 칼턴대학교(Carleton University)에 출강 중인 필 로드(Phil Lord)씨(사진)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전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원격근무가 크고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원격근무의 사회·경제적 효과에 대해 "여성들과 소외층의 노동 참여를 증가시키고, 일자리 기회에 대한 접근을 평등하게 하고, 우리가 개인적인 삶에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며 "이런 이유들로 인해 경제성장에도 매우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격근무는 회사가 직원들에 대한 시간 기반 밀착 관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필연적으로 직원들의 사기 역시 진작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직원이 업무 자율성을 갖는 것을 선호하고 잘 보상해 주는 원격근무 정책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원격근무는 특히 출퇴근 시간이 단축돼 중요한 시간 유연성이 확보되고 하루 일과를 보다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워라밸(워크라이프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에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사회 변화와 정체성에 관한 연구에 정통한 로드 씨는 지난해 말 코로나 팬데믹으로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일하는 방식은 물론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 가족구조 등이 어떠한 영향을 받고 변화하는지를 연구한 논문 'Work, Family and Identity'(일, 가족 그리고 정체성)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원격근무의 속성을 비롯해 사회경제적으로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전한다.



원격근무의 장단점


적어도 보수가 높은 지위의 직원들의 경우 자율성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감독이 보다 느슨하고, 직원이 언제 어디서 일할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산성에 좋다.

물론 완전한 원격근무는 '직원몰입'(employee engagement)과 팀 사기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다소 과장됐다. 앞으로 원격과 비원격의 하이브리드(Hybrid) 환경을 채택하면 이러한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다.

원격근무의 이점을 고려할 때 관리자는 직원들의 원격과 직접 근무 모두를 좋아하고, 직원의 자율성을 선호하고 보상하는 원격근무 정책을 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비생산성(unproductivity)에 대한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직원들을 '감시하고' 밀착관리하기 위해 도입하는 정책은 직원들 사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 생산성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원격근무는 회사가 시간 기반의 밀착 관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데 도움이 되고 이를 통해 필연적으로 직원 사기 역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원격근무제 잘 운용하려면


나는 테크놀로지가 직원들의 만족과 동기부여를 유지시키는 팀 상호작용을 촉발하는 무수한 방법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원격근무에 대한 대부분의 우려는 회사가 직원들의 테크놀로지를 통한 상호작용을 선호하고, 직원들이 업무에 들이는 시간이 아니라 결과에 기반한 평가보상 시스템으로 전환함으로써 완화될 수 있다.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근로자들이 테크놀로지를 통해서든 업무현장을 통해서든 동기부여가 계속 되기 위해서는 인간적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업무 시간 유연성이 직원들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통근시간을 단축하고, 소외층의 노동 참여를 더 크게 보장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원격근무의 장기적인 실행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이러한 많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가정 양립


나는 이 이슈에 대해 폭넓게 글을 썼으며 보다 자세한 답변은 논문 'Work, Family and Identity'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요컨대 원격근무는 특히 출퇴근 시간이 단축돼 중요한 시간 유연성이 확보되고, 하루 일과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워라밸에 매우 좋다. 이는 대부분 선진국의 고임금·고지위 자리에 가사·육아 책임을 지는 여성들의 과소 대표로 인해 발생하는 지속적인 성별 임금격차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소외층의 노동 참여에도 마찬가지다.

가사노동 분담 문제는 더 복잡하고 미묘하다. 부부·커플은 자연스럽게 전통적인 성역할로 돌아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은 여성이 가사 책임을 전담하는 전체 시간을 증가시켰다. 그러나 앞으로 길게 보았을 때 결국에는 원격근무가 부부가 보다 더 균형된 가사노동 책임 분담을 더 쉽게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원격근무 확산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


일은 우리가 누구인가에 관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되고 싶은 사람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매해 왔고, 우리는 그 변화를 목격했다. 원격근무 역시 근본적인 변화, 즉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장기적으로 원격근무는 한 세대에서 가장 변혁적인 노동 변화일 수 있다. 그것은 여성들과 소외층의 노동 참여를 증가시키고, 일자리 기회에 대한 접근을 평등하게 하고, 우리가 개인적인 삶에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경제성장에도 매우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내 연구에서도 논의했지만 원격근무의 결과로 유리하고 부유한 사람들에게 불균형적으로 혜택이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과세제도와 다른 메커니즘이 없으면 원격근무는 퇴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교육은 어떻게 변화할까


상당히 미묘한 이슈다. 나는 우리가 교육이 더 많이 세분화 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권위가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교육기관은 전통적인 모델을 더 고수하더라도 불균형적으로 계속 번창할 것이다.

다른 교육기관들의 경우 기술과 경쟁이 비용을 극적으로 낮추고, 접근성을 높일 것이다. 나는 이로 인해 오랫동안 시스템에서 소외됐거나 뒤처진 사람들에게는 좋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