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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업무' 생산성?…"평직원보다 관리자가 관건"

'De-Fakeworking' 인터뷰 - 최창범 PwC 파트너

조철희 | 2021.03.05 17:02

편집자주 |  코로나 팬데믹 1년. 언젠가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회복하겠지만 '비대면'의 일하는 방식은 영구적으로 변화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업무에 불필요한 요인들을 완전히 제거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려 애쓰고 있다. '가짜일 없애기'(De-Fakeworking) 등 '일의 미래'에 대한 글로벌 혁신기업 및 전문가들과의 '비대면 인터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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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접촉식 비즈니스 환경은 직원의 생산성보다 관리자의 생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지만 과연 생산성이 전보다 나아진 것이 확실한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을지 회사, 관리자, 직원 모두 고민이 깊다.

특히 관리자들은 부하 직원들이 눈앞에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얼마나 성과를 내는지를 관리하고 측정·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커졌다고 한다. 그러나 오히려 일반 직원들보다는 관리자들의 생산성을 점검하는 것이 비대면 업무 환경에서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새로운 업무방식이 전사적으로 효과를 내려면 팀 리더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펌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컨설팅의 최창범 파트너(사진)는 머니투데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비접촉식 비즈니스 환경으로 이전하는 일은 생산성 측면에서 여러가지 이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성 자체가 노동자의 능력과 양심보다는 오히려 리더 그룹의 능력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파트너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해 "대면과 비대면의 최적 조합을 찾아서 사람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딥택트’(Deep-tact)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변화한 비즈니스 및 업무 환경과 조직은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들은 변화한 업무 방식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최 파트너와 나눈 일문일답.



"직원들이 편하게 팀 리더에게 도움 요청할 수 있어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일하러 간다’는 개념이 확 달라졌다.
▶직장보다는 직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어느 직장에 소속되었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일을 어떤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느냐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택근무가 일반화 되면서 고수익·전문직 프리랜서 노동의 ‘우버피케이션’(Uberfication·우버화·소비자와 사업자를 모바일 네트워크로 연결)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프리랜서’라 불리는 ‘긱 경제’(Gig Economy) 종사자들(특정 기업에 고용되지 않고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일하는 임시직들)이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경제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대면과 비대면의 최적 조합을 찾아서 사람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딥택트’(Deep-tact)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사회적·경제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근무 등 비대면 업무 방식이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한국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금융기업을 중심으로 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업무연속성계획) 체계 구현을 통해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원격근무를 할 수 있도록 IT(정보기술) 시스템을 강화해 왔다. 이러한 시스템 등의 발전에 따라 비접촉식 비즈니스 환경으로 이전하는 일은 간소화되고 생산성 측면에서 여러가지 이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산성 자체가 노동자의 능력과 양심보다는 오히려 리더 그룹의 능력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비접촉식 비즈니스 환경은 단순히 직원의 생산성보다 관리자의 생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이다. 최근 다양한 형태로 발전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한 회의도 여전히 대면회의의 상호작용 등 이점을 대체할 수 없다.

PwC는 최근 800곳의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웹 세미나를 개최했다. 가장 중요했던 점은 원격 방식과 대면 접근 방식 간 명확한 역할 정의로 ‘하이브리드(Hybrid) 업무 형태’에 대한 여러 지원을 늘려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유연한 세미나 모델은 PwC 글로벌 여러 오피스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영구적 장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업그레이드된 형태로의 재편성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이 새로운 업무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해 회사와 관리자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많은 기업들이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IT와 소프트웨어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려면 적극적 홍보를 통한 해당 솔루션에 대한 신뢰와 해당 솔루션을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조직은 현재의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 프로그램을 면밀히 검토하고, 특히 직원 복지 제공을 중심으로 이러한 환경을 어떻게 재구성해야 하는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어떤 직원들은 회사 내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자신이 능력이 낮은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런 직원들의 지원 필요 영역에 대해 회사가 어떻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리더들이 알려줌으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반 HR(Human Resources·인적자원관리) 솔루션을 통해 팀 리더(TL·Team Leader) 제도나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편하게 TL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담할 수 있도록 TL의 역할로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담 문화가 불편하지 않은 조직문화 형성을 위한 전사적 차원의 홍보가 기반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재택근무가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는가.
▶국내의 경우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업무시간은 업무시간이다. 다만 출퇴근 시간의 절감과 회식 문화의 변화로 인해 확보된 여유 시간을 통해 M(밀레니얼)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이 향상돼 ‘저녁이 있는’ 가정문화 등 긍정적 측면의 확산도 기대된다.

-교육 분야도 크게 바뀌었는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모든 분야·산업과 마찬가지로 교육도 비대면 원격으로 이뤄지면서 상황에 빠르게 적응해야 했다. 수학 과외의 온라인 매칭 서비스로 출발한 콴다(QANDA)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최근 AI(인공지능) 기반 학습 플랫폼으로 발전하면서 AI-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접목해 수학 문제의 해법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AI 기반 비접촉식 교육의 확산은 온라인-오프라인 혼합 학습의 가속화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접촉식 교육’을 통한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도 높아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거나 이런 새로운 학습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뒤처지면서 교육 불평등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