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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前총리 "튤립버블을 극복한 비결은…"

[2018 키플랫폼] 발케넨더 전 총리 "불확실한 미래, 지속가능성 목표로 세우고 협력하라"

방윤영 김사무엘 | 2018.04.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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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페터르 발케넨더 네덜란드 전 총리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8 키플랫폼(K.E.Y. PLATFORM 2018)'에서 '총회 특강-튤립버블을 자본주의로 극복한 네덜란드의 지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초불확실성과 초복잡성의 미래를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얀 페터르 발케넨더 전 네덜란드 총리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목표를 세우는 것, 그리고 협력"이라고 말했다. 발케넨더 전 총리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8 키플랫폼'(K.E.Y. PLATFORM 2018) 총회 특강에서 '튤립버블을 자본주의로 극복한 네덜란드의 지혜'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케넨더 전 총리는 "UN(유엔·국제협약)은 모든 인류가 같이 누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목표를 세운다"며 "마찬가지로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처하려면 우선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대변되는 미래에는 수많은 불확실성과 도전과제가 있지만 우리가 무엇을 할지 미리 목표를 정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케넨더 전 총리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버블'을 사례로 설명했다. 튤립버블은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거품경제 현상을 말한다. 터키에서 수입된 튤립은 당시 네덜란드 사람들에게 부의 상징이 돼 값비싸게 판매됐다. 애초 튤립은 교역의 대상이었으나 투기로 변질됐다. 튤립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부터 거래가 될 정도였다. 튤립 알뿌리(구근) 하나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운하에 있는 집 한 채 가격보다 비싸졌다. 1634년부터 오르기 시작한 튤립 가격은 1647년에 폭락했다.

발케넨더 전 총리는 "튤립버블은 실물경제가 아닌 것에 대한 투기가 얼마나 불합리한지 일깨워준 교훈이 됐다"며 "또 다른 교훈은 네덜란드 실물경제가 탄탄했기 때문에 버블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튤립 가격의 거품이 꺼진 뒤에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상승했다"며 "당시 탄탄한 실물경제가 뒷받침 됐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는 거품경제 등 훨씬 더 많은 불확실성이 있겠지만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게 발케넨더 전 총리의 설명이다.

발케넨더 전 총리는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협력하면 위험을 공유하겠지만 이를 해결했을 때 수익도 나눌 수 있다"며 "폴 이스케 네덜란드 마스트릭트대 경영대 교수도 정부·재계·학계가 서로 협력해야 우리 사회·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발케넨더 전 총리는 "현재 세계가 당면한 빈곤, 경제적 양극화 문제 등은 과거의 접근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며 "한국도 지속가능성을 가치로 둔 글로벌 아젠더(의제)를 두고 협력하는 글로벌 리더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지난 60여년 동안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역사에서 보듯 우리에게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며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