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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금융업 혁신, 리모델링 아닌 재건축 해야"

[2018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이영달 동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키플랫폼 특별취재팀 | 2018.03.23 07:00

편집자주 |  글로벌 경제의 빠른 변화 환경을 심층 조망해 새로운 기회 요인을 포착하는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이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하는 탈중앙화 현상에 초점을 맞췄다. 탈중앙화를 핵심가치로 내포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실제를 파헤치고, 공정·투명·참여의 가치를 좇는 미래의 주권자 '1020 밀레니얼 세대'의 인식구조를 해부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기업가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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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달 동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사진제공=이영달 교수
"금융업의 본질과 존재 이유부터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 전문가인 이영달 동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사진)은 "기존 사고로는 디지털에 익숙한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며 금융업계에 이같이 조언했다. 이 교수는 지난 21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금융회사들은 디지털 환경에 맞는 플랫폼 구축해야 한다"며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수준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금융업을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가.
▶메가트렌드 변화를 봐야 한다. 컴퓨터가 등장해 디지털이 산업과 생활에 적용되기 시작한 게 70년 정도다. 아날로그는 2000년이 됐다. 지금은 2000년 된 아날로그와 70년 된 디지털이 만나 본격적 융합에 들어가는 단계다. 과거에는 금융회사를 금융기관이라고 불렀다. 통제력과 신뢰 때문이다. 민간기업인 은행을 준공공기관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핀테크 기업이 출현하는 등 소비자의 선택지가 많아졌다. 업의 본질적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금융회사들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디지털 환경에 맞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더 미룰 수 없는 시기다. 플랫폼을 재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이다. 디지털 뱅킹을 선도하는 캐피탈원을 주목할 만하다. 캐피탈원은 AI를 활용해 별도의 은행 '이노(ENO)'를 만들었다. 캐피탈원은 지금까지의 데이터가 AI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노는 캐피탈원의 '원(one)'을 거꾸로 한 것으로 새로운 발상을 뜻한다.

-금융업계에서 AI를 활용하는 시도는 활발하지만 확산은 더디다.
▶AI 기술은 상당히 진전됐다. 다만 확산이 더딘 것은 규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데이터 관련 문제도 있다. 지금까지 데이터는 AI에 적합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AI는 빅데이터와 맞물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데이터가 AI에 최적화 돼야 한다. 그래서 누가 데이터를 AI에 맞게 빨리 정비하느냐가 승부처다. 규제 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AI로 서비스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금은 일출 전과 같다. 와해적 혁신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비개방형 블록체인으로 일종의 '인터널뱅킹(내부금융)' 개념이 생긴다. 이미 애플이 그것을 활용하고 있다. 애플은 은행보다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다. 인터널뱅킹은 기본적으로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작동할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블록체인이다. 인터널뱅킹은 규제와도 무관하다. 전통적 금융회사들이 업의 본질과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