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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경제 순풍 놓치지 말아야…몇 년 만의 기회"

[2017 키플랫폼]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특별 강연 "경제 밀어올려야"

김남이 김사무엘 | 2017.04.2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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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플러그인 앤 토크'에서 글로벌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현 경제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은 좋은 순풍을 받으며 항해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몇 년 만에 찾아온 호기를 놓치지 말고 정책에 반영해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K.E.Y. PLATFORM 2017) 특별강연에서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며 차기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 팀장은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다.

홍 팀장은 "한국 경제가 지난 3~4년간 겪었던 슬럼프에서 이제 겨우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단적인 예가 지난해 법인세가 8조원 더 걷힌 것으로 차기 정부는 시장에 돈을 더 풀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기 정부는 다가온 순풍을 타고 경제를 극적으로 밀어올려야 하는 역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팀장이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배경에는 미국 시장의 회복이 있다. 이미 미국 경제 호조로 한국 경제가 수출 주도의 이익 성장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이 최근 누리고 있는 성장을 한국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우선 미국의 경제 성장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홍 팀장은 가장 핵심적인 심리지표로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제조업지수를 꼽았다. ISM제조업지수는 공급관리자협회가 미국 내 20개 업종 4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매달 설문조사를 실시해 산출하는 경제지표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신뢰하는 선행지표 중 하나다.

홍 팀장은 "ISM제조업 고용지수는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고용지표조차 매우 정확히 예측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올 1분기 ISM제조업지수는 57.2포인트로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ISM제조업고용지수가 50선을 상회하면 만성적인 고용 부진을 겪던 제조업부문 고용도 증가세로 반전한다"며 "설문지표를 주로 이용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을 2.64%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또 소비자신뢰지수인 ‘기대지수’와 ‘NAHB주택시장지수’ 등도 각각 IT버블(2000년)과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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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이 28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플러그인 앤 토크'에서 글로벌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이처럼 각종 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홍 팀장은 "연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명목금리는 높지만 인플레이션과 비교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라며 "사람들이 예금할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저금리→주택·주식 투자→부의 효과(wealth effect)'라는 단기적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부의 효과는 기업들의 수주잔액과 재고 증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게 홍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소비지표 개선영향으로 수주잔액이 증가하면서 최근 재고를 미리 쌓아두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기업들의 재고투자는 비단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상품시장 참가자들에게 ‘가격 상승’의 신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의 재고보충(restocking)은 한국 등 신흥국에 좋은 징조다. 재고 부족은 미국의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미국 기업에 수출을 하는 한국 기업의 수출 회복으로 연결된다. 홍 팀장은 "수출이 회복될 때 기업들의 이익이 악화한 적이 없다"고 했다.

홍 팀장은 이밖에 "선진국 수요 회복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것도 한국의 수출단가 반등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지난해 7월 이후 중국의 제재조치가 강화되고 있으나 실적 전망이 개선되는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은 수출 물량과 단가 상승이라는 호재를 최근 경험하고 있다"며 "애널리스트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애널리스트들의 낙관적 전망은 언제나 있어 왔지만 실제 실적이 발표되는 상황에서도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현재는 낙관적 전망이 지속되는 상황으로 과거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돌파했을 상황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수출 회복에 힘입은 기업실적 개선의 영향으로 올 한국 증시는 역사적 고점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의 설명대로 최근 코스피지수는 22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2228.96)를 향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