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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 FTA 종료' 언급… "협상 차원의 즉흥적 메시지"

[2017 키플랫폼] 앤서니 킴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당황하기보다 조금 더 상황 예의주시해야"

정혜윤 | 2017.04.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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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킴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팬더모니엄 2020: 리마스터링 코리안 헤리티지'에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경제 변화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 미 FTA(자유무역협정) 종료 발언에 대해 앤서니 킴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28일 "협상 차원의 즉흥적인 발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전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K.E.Y. PLATFORM 2017) 총회리포트 연사로 참석한 킴 연구원은 트럼프의 발언을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이라며 한마디로 요약했다. 트럼프가 한·미 FTA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한 말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 미 FTA의 재협상 혹은 종료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자칫하다 정말 한·미 FTA 폐기까지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킴 연구원은 "어떤 공식 절차를 밟고 나온 얘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9일 취임 100일을 맞아 미국 유력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답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시점에서 (한국이) 당황하기보다는 상황을 조금 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킴 연구원은 "트럼프는 정책 최고 결정자로서 전반적인 상황에서 큰 그림을 보고 있다"며 "안보와 무역, 경제 문제를 구분해놓는 게 아니라 큰 틀 안에서 함께 그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런 관점에서 한· 미 관계를 본다면 심각하게 나쁜 관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의 발언이 지난 18일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한·미 FTA 개선(reform) 발언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재협상은 협정 전반을 손질하는 의미라면, 개선은 현재의 틀은 유지하되 일부 상품과 서비스 시장 등에 대한 추가 자유화 등을 논의하는 것이다.

킴 연구원은 "트럼프의 우선순위 첫 번째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며, 한· 미 FTA도 이후 수순을 밟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한· 미 FTA 재협상이 실질적으로 이행되기까지 시간도 꽤 오래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킴 연구원은 "한·미 FTA를 재조명하겠다는 (트럼프의) 의지는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이에 대비해 미국과 얼마만큼 FTA가 이행됐는지, 어느 부분에 뒤처져 있는지, 한국 입장에서 봤을 때 고칠 점은 무엇인지 등 전반적인 부분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킴 연구원은 "지금 한· 미 관계는 리마스터링(Remastering·대개조)하는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려워서 수동적으로 겁만 잔뜩 먹기보다는 리마스터링하는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을 앞둔 시점에 후보자들이 이를 풀어갈 협상 전략을 가졌는지, 역량이 있는지 등을 생각해볼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