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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을 장악한 샤오미, 12억 인도 시장 공략를 시작하다

[2016 키플랫폼: '4차 산업혁명' 글로벌 리더를 만나다]<인터뷰-17>리 레이 샤오미 대외협력총책임자

배영윤 | 2016.06.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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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레이 샤오미 대외협력총책임자가 지난 4월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샤오미의 모든 상품들, 그 속에 담긴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2011년 샤오미(Xiaomi, 小米)의 첫번째 스마트폰 '미원'(MI1)이 세상에 공개됐을 때, 시장은 '애플의 중국판'정도로 인식했다. 그저 '애플 디자인을 차용한 제조 스타트업'정도로 생각했던 것. 샤오미가 "우리는 창업때부터 제조업이 아닌 소프트웨어 기업을 지향한다"고 아무리 주장해도 세상은 믿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샤오미가 이듬해 그 다음 버전 제품인 '미투'(MI2)를 가성비 높게 출시하고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자 세상은 샤오미를 달리보기 시작했다. 1년에 한번 '하이엔드' 기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전략이 단순 가격우위 전략이 아닌, 생태계 확보 전략임을 시장도 깨닫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위에 오르는 위력을 과시했다.

이후 샤오미는 스마트폰 액세서리에서 시작, TV, 선풍기, 밥솥, 정수기 등 생활 가전에서부터 나인봇, 전기자전거 등의 이동 수단, 나아가 여행용 캐리어와 백팩, 운동화까지 만드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극대화할 모든 제품군으로 시장을 확장 중이다. 샤오미 제품군으로 소비자와 24시간 접하겠다는 의미이자, 이를 통해 소비자를 더욱 잘 이해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아 일상을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때문에 '미펀(Mi Fen, 米粉, 샤오미 팬층)' '샤오미제이션(Xiaomization. 모든 제품을 샤오미화한다는 의미)' 등의 신조어가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게 되었다.

머니투데이는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에 연사로 참여한 리 레이(Li Lei) 샤오미 대외협력총책임자를 만났다. 리 레이 책임은 "세계 어디서든 소비자들이 동일한 만족을 얻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샤오미 생태계의 글로벌화 전략에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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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레이 샤오미 대외협력총책임자가 지난 4월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샤오미의 모든 상품들, 그 속에 담긴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 소위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마니아층까지 형성했다. 성능이 좋으면서 가격 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
▶우리는 사실 애플보다 '구글'의 성공비결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제품을 개발하면서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은 뭘까' '사용자의 생활이 편리해질 수 있는 방법은 뭘까'라는 고민을 계속 했다. 회사의 이익보다는 제품의 기능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가격은 가장 마지막에 고려하는 부분이다.

- 기능적 측면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고려해 디자인에 반영한다. 사용자 관점에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수시로 체크했다가 제품에 반영한다. 휴대폰에서 카메라 기능을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카메라 크기가 작으면 성능이 떨어지고 크면 화질이 우수하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는 크기를 작게하면서 동시에 큰 카메라와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구현하는 데 노력한다. 필요한 기술만 집약해 제품에 적용하는데 집중하다보니 지금의 샤오미 디자인이 완성됐다. 제품을 개발할 때 '이런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 스마트폰에서 다른 제품군으로 영역을 확장을 하고 있다. '샤오미제이션'이라는 말까지 있는데 이런 확장 전략을 초기부터 생각했었나.
▶처음에는 휴대폰(스마트폰)에만 집중했다. 휴대폰을 만들면서 이 제품과 연결될 수 있는 관련 제품을 자연스럽게 개발하게 됐고 그것이 실제 출시로 이어졌다. '휴대폰과 무엇이 연결되면 사용자가 좀더 편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집중하다보니 보조배터리, 이어폰 등의 관련 제품을 개발하게 됐고 점차 영역이 확대됐다. 다른 제품군으로 라인을 확장하면서 다양한 회사들과 협력했다. 우리보다 규모는 작지만 해당 제품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와는 샤오미 브랜드 파워를 활용할 수 있게 하고, 큰 회사로부터는 투자를 받는 등의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창업 후 5~6년 만에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우리도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은 몰랐다. 현재 휴대폰 제품으로 싱가폴, 인도, 브라질 시장에 진출해있다. 싱가폴 시장에서는 20%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인도 시장은 진출 5개월만에 휴대폰 10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성과를 냈다. 창업 초기만해도 중국 내에서만 성장하겠다는 목표였다. 중국 국민들이 인터넷을 좀더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창업자의 철학이었다. 인도 시장에서의 성과를 통해 '샤오미도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제품이 잘 맞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장이라면 좀더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

- 샤오미가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우리의 제품을 통해 사람들이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심을 잃지 않고 더 나은 제품, 샤오미만의 강점을 살린 제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